추병직 장관 버티시오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
시민일보
| 2006-11-14 17:47:11
코드가 맞으면 해괴한 논리를 펴고 오기를 부려서라도 보호하고 끌어안는 가히 조폭적 의리까지 보이는 참여정부를 향해 한마디 하겠다.
일이 잘못 됐으면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지는 것은 순리이다. 적어도 정도(正道)의 지도력을 보이는 지도자는 그렇게 해야 옳다.
그러나 대한민국 참여정부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은 일이 터지면 터질 때마다 ‘제 책임입니다......’ 하는 입 발린 사과라도 하는 자들은 없고 손가락질로 희생양을 찾아 지목하여 억울하고(?) 힘없는 관리를 목치고 위기를 넘기는 못된 버릇을 계속 보이고 있다.
이번 신도시 계획발표와 부동산 값 이상(異常) 폭등의 원인이 추병직 장관의 발표 시점이 이유인 것처럼 문제 삼기 시작할 때부터 나는 그 징후를 예감했다.
다시 말해서 신도시 계획 발표의 반응이 예상 외로 나타나자 건교부 장관이 청와대와 사전 조율도 하지 않고 독불장군처럼 계획을 발표하여 아파트 값이 뛰기 시작한 듯 탓하며 문제 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런가?
‘신도시 계획’이라는 것이 청와대를 중심으로 여러 과정의 의논을 거쳐 결정된 정책일진대 사전 조율로 청와대가 지정한 날짜에 발표하면 옳고 장관이 스스로 날짜를 택해 발표하면 그르단 뜻인가? (기자실을 찾아 흘린 것으로 기억한다)
어제 발표하면 아파트 값이 내리고 오늘 발표하면 아파트 값이 뛰며, 어제 발표하면 검단과 파주가 대상지역이고 오늘 발표하면 송탄과 의정부로 바뀔 뻔한 즉흥적인 정책이었단 말인가?
어쨌든 ‘신도시 계획’이 발표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부동산 값이 범 수도권으로 계속 번진 것은 ’발표 시점‘이 문제가 아니라 부동산 정책의 ‘본질’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 봐야 한다. 그런데도 이백만 홍보수석이라는 사람은 그 특유의 숙달된(?) 곡학아세적 필력으로 ‘지금 집을 살까 말까 고민하는 서민들은 조금 기다렸다가 정부의 정책을 평가하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비싼 값에 지금 집을 샀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라며 국민들의 분노를 폭발하게 했다.
물론 추병직 장관은 주무 장관으로서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본질은 건교부장관을 희생양으로 목 자르기 함으로써 끝날 일이 아니라 청와대 정부 팀과 함께 훈장까지 받은 정책입안자들의 책임이며(정말로 훈장 받을 정책이었으면 시행 전부터 심리적 효과라도 나기 시작했어야 할 것이다.) 얄미운 곡학아세의 곡필을 자랑해서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킨 이백만 홍보수석이 먼저 물러나야 마땅하다. 그리고 난 후에 추병직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야 옳다.
추병직 장관은 버틸 대로 버티다가 로데오 경기의 황소가 지치거든 내려와야 한다. 이번 로데오 경기의 황소는 국민이 아니라 분명 청와대라고 봐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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