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에게 희망을… 정례회를 준비하면서 (上)
오명근(부천시의회 의장)
시민일보
| 2006-11-16 21:32:43
▲지방의회의 현주소
갑자기 뚝 떨어진 기온은 몸과 마음을 움츠리게 하지만 맑고 깨끗한 하늘로부터 불어오는 11월의 신선한 찬바람이 가슴을 가을로 바꿔놓고 있다.
가을 햇살에 비친 노란 은행 나뭇잎과 길가에 쌓이는 낙엽을 바라보노라면 저절로 시인이 되고 추수를 마친 들녘은 겨울준비를 서두르게 하며 내년 봄의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가져 보게 한다.
이렇듯 평온한 계절에 갑자기 들이닥친 회오리 돌풍과 우박처럼 밖으로는 북한의 핵실험과 한·미FTA협상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해 있으며 안으로는 경제침체속의 부동산 폭등과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간첩단 사건 등으로 걱정과 우려를 금할 수 없지만 반만년 역사동안 온갖 시련과 장애를 이기고 지켜온 우리나라의 저력은 닥쳐진 난관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사태를 잘 수습하여 한걸음 더 전진하는 강한 나라로 발전해 나갈 것이리라 굳게 믿는다.
부천시의회 제2대와 제3대에서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의회와 제4대 의회에서 시민으로서 의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고 해도 지방의회가 재출범해 15년 동안 부천시의회가 그동안 시민의 관심과 애정 속에서 성장·발전해 가고 있지만 시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분이 많고 지방자치단체장과의 관계에서도 제대로 의회의 위상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지방의회의 권한이 미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 되겠지만 지방의회 구성 이후 지금까지의 경험부족으로 인한 시행착오나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의원들의 불미스러운 사례 등이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이지 못하고 있으며 더욱이 공무원들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지방의회는 전통적으로 선거에 의해서 구성되는 정통성을 갖는 유일한 합의체이다.
그러나 지방의회의 역할이 생략된 자치행정은 더 큰 갈등과 혼란을 초래하고 종국에는 주민들의 저항을 자초해서 자치행정은 마비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주민 투표에 의한 결정이나 집행기관만의 단독 결정보다는 그 결과를 산출하는 주민여론 수렴과 토론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며 지역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토론의 장의 기능을 수행해 주는 것이 바로 지방의회라는 사실이다.
자유 민주주의체제는 대의민주제를 근간으로 하고 직접 참정제를 단계적으로 보완해 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양자의 조화수준은 그 체제하의 국민들이 어느 정도의 민주의식 수준을 갖추었느냐 그리고 공식적인 대의제도가 어느 정도 정립되어 존중받고 있느냐의 여부에 달려있다.
이 대의제도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지방의회이다. 지방분권의 핵심은 재정분권과 행정분권, 그리고 정치분권을 일컫는다. 하지만 아직도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의 하부기관으로 생각하거나, 더욱이 시·군 자치구를 시·도의 종속기관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발상의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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