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동산 부자님들 행복하세요?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6-11-27 18:10:02
{ILINK:1} 다음달 1일부터 부부, 자녀 등 전 가구원이 소유하고 있는 주택 및 토지의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대해 종합부동산세가 과세된다.
올해 이른바 ‘세금폭탄’으로 불리는 종부세 과세 대상은 35만명이다. 이들 종합부동산세 과세대상자들은 다음달 1일부터 15일까지 종합부동산세를 자진신고하고 납부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 부동산 부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실제 강남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은 27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강남 주민들은 종합부동산세의 해법은 정권을 바꾸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종부세 때문에 시장에 고가 주택이 매물로 많이 나올 것이란 것은 빗나간 예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세금으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종부세를 내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현재 주택과 함께 토지 등 전체 종부세 대상자는 35만1000명(법인 1만4000개 포함)이다. 이들 가운데 71.3%가 2채 이상 다주택 보유자이다.
보유 주택수별로 보면 1주택 보유자는 6만8000명(28.7%)에 그친 반면 2주택자 7만4000명(31.2%), 3주택자 3만1000명(13.1%), 4주택자 1만6000명(6.7%), 5주택자 9000명(3.8%), 6주택이상 보유자 3만9000명(16.5%) 등이다.
특히 다주택자가 보유한 주택은 81만5000가구로 개인 주택분 종부세 대상 전체 주택(88만3000가구)의 92.3%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이 내는 종부세는 전체 금액의 7.7%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두세 채 혹은 그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말이다.
집을 두세 채 이상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집값과 함께 전세가가 올라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만일 이들 부동산 부자들이 집을 한 채씩만 보유했더라면, 집값이 이처럼 천정부지로 치솟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부동산 폭등을 초래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강남구의회는 지난달 31일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앞서 서초구 의회 역시 지난달 24일 ‘종부세 개정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이를 국회에 보냈다.
물론 강남구와 서초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종부세를 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하지만 강남은 19%, 서초는 11.8%만 종부세 대상이다. 나머지 지역주민의 80% 이상은 종부세에 해당되지 않는 서민들이라는 말이다.
그런데도 구의회는 극히 제한적인 ‘부동산 부자’들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나머지 80% 지역주민들이 받는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 등은 아예 안중에도 없는 듯한 태도다.
물론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이 그것도 소형 평수에 살고 있는 사람이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가 실제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나머지 사람들에 대해서는 고려할 여지가 없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사실 강남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불로소득을 챙긴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2년 4월 현재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권역 3개구 아파트의 시가총액은 95조7744억원이었다.
그러나 2005년 4월 기준으로 이들 3개구의 아파트 시가총액은 무려 163조1968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3년 만에 무려 67조4224억원의 불로소득을 챙긴 셈이다. 이를 가구수로 나누면 한 가구 당 1년에 평균 1억1395만원, 3년 동안 3억4185만원에 해당하는 불로소득을 얻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에 대한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면 사실 그리 억울할 것도 없다.
지금 집을 두세 채 이상 가지고 있는 부동산 부자들로 인해 집값이 치솟고, 전세가마저 치솟아 서울에 사는 가구의 10.7%가 지하 또는 반지하 등에서 살고 있다. 심지어 옥상이나 옥탑 등에 사는 경우도 서울 전체 가구의 1%에 해당한다.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부동산 부자들의 ‘제 욕심 챙기기’만큼은 그만 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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