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前시장, ‘출생지’ 문제로 침몰하나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1-08 18:05:25
{ILINK:1} 지금 파란닷컴 등 대형 포털 사이트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등 모든 대권주자들의 출생지가 다 표기돼 있다. 그런데 유독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출생지만 표기돼 있지 않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대형 포털 사이트에는 이 전 시장의 출생지를 ‘포항’으로 표기하고 있었다.
실제 이 전 시장의 출생지는 각 언론 등을 통해 ‘경북 포항시 북구 홍해읍 의창면 덕성동’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출생지가 포털에서 사라져 버린 것.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작년 11월12일 그의 출생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필자는 ‘아침햇살’ 칼럼을 통해 ‘명박(明博)’이라는 이름이 일본식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다고 밝혔었다.
이 전 시장의 형인 국회부의장의 이름은 ‘상득’이다. 형제들 모두 ‘상’자 돌림을 쓰는데 유독 이 전 시장만 돌림자를 쓰지 않고 ‘명박(아끼히라)’이란 일본식 이름을 쓴 것은 혹시 그가 해방 5년 전에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호적신고를 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것.
즉 그의 출생지가 포항이 아니라 오사카라는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이 전 시장은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8일 오전 조계사 총무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전 서울시장은 출생지 논란에 관해 사실여부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이 전 시장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이 전 시장이)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것은 확실하다. 출생지가 일본이다”라고 확인시켜줬을 뿐이다.
지금 대부분의 제도권 언론들이 이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이 문제를 둘러싸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치열하게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지 박사의 이 같은 주장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일본에서 태어난 게 잘못인가?”(정두언 의원), “출생지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조해진 언론특보)는 이 전 시장의 측근들의 태도는 사태를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본에서 태어난 게 잘못은 아니지만, 이 전 시장이 국회의원(14, 15대)과 서울시장을 지내는 동안 선거공보나 벽보 등에 ‘일본 출생’을 밝히는 것이 득표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를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면 도덕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네거티브전략이라고 치부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자체가 선거법 위반이 될 수도 있는 문제다.
특히 이 전 시장 진영에서 포털 측에 출생지 삭제를 요청한 것이라면 문제는 더욱 커진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진솔하게 출생지를 ‘오사카’라고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는가.
유력 대권주자인 이 전 시장은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처음으로 50%의 지지율을 넘어섰다고 한다. 그야말로 고공행진이다.
하지만 ‘출생지 논란’이 그를 침몰시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아니다.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동서리서치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시장은 50.4%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나, 전체 응답자의 34.8%는 앞으로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 전 시장 자신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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