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권가도 舌禍로 ‘삐걱’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1-22 18:24:18
{ILINK:1}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설화(舌禍)로 대권가도에 발목이 잡힐지도 모른다.”
이 시장 진영에서 이처럼 이 시장의 ‘절제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최근 그의 발언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 전 시장은 지난 20일 대전 CMB엑스포아트홀에서 열린 ‘대전발 전정책포럼’ 창립대회 초청특강에서 저출산 해결방안에 대해 언급하던 중 “나처럼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고, 고3 4명(딸 3, 아들 1명)을 키워봐야 교육을 얘기할 자격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박 전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 대로 그의 발언에 비난의 화살이 즉각 쏟아졌다.
우선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22일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애를 낳아봤어야 보육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다는 발언은 보육문제에 대한 편협함을 심각하게 드러낸 발언”이라며 “대선후보로서 참으로 경박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보육과 교육은 우리사회 전체의 중요한 문제이고 자녀가 있든 없든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말 할 자격과 의무가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특히 박용진 대변인은 “우리나라에 불임으로 고통 받고 있는 140만 쌍의 부부가 있다”며 “이분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발언”이라고 지적한 후 “아이가 없으면 보육권을 말할 수 없고 교육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은 국민들 전체를 모독한 것이고 가부장적인 태도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더욱 격하다.
‘보이스카우트’라고 필명의 한 네티즌은 박근혜 전 대표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이명박 전 시장님 당신의 망발은 평생을 독신으로 살며 오직 인류에 대한 사랑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봉헌하고 무한 봉사하는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와 독신 봉사자들에게 큰 모독을 주었다”며 “이러고도 당신이 정말 기독교 장로가 맞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성스러운 교육의 길에서 봉사하고 있는 교육기관의 많은 미혼 선생님들에게도 큰 상처를 주었으며 미혼자라는 이유 하나로 보육과 교육의 현장을 떠나란 말이냐”고 힐난했다.
심지어 ‘불력’이라는 필명의 한 네티즌은 “노인폄하 정동영과 여성비하 이명박 가운데 이명박의 죄가 더 크다”며 “한나라당은 이 전 시장을 출당조치 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의 설화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앞서 이 전 시장은 지난 17일 한나라당 충남도당 신년하례식에서도 “충청권의 표에 의해 대권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충청도 표가 이기는 곳만 따라간 것 아니냐”며 충청도를 기회주의 지역으로 격하시키는 듯한 발언을 해 충청도민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실제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이 전 시장의 충청인을 우롱하고 조롱하는 발언수위가 도를 넘고 있어 그가 과연 상식이 있는 정치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사람이 어떻게 대권을 운운할 수 있는지 그의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시장은 지금 당장 충청인 앞에 석고대죄하고 대통령 후보에서 자진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김원웅 의원도 전날 “한나라당 유력 대권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충청인을 대권에 줄서기 잘하는 유권자로 규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이 전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었다. 국중당 부대변인의 논평이나 우리당 김원웅 의원의 논평은 충청도민들의 민심을 반영한 것 아니겠는가.
이 전 시장의 이렇듯 무절제한 발언은 최근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다.
그는 지난 2004년 5월 ‘서울시 봉헌’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데 이어 2005년 9월과 11월에는 “청계천 복원을 하나님이 해 준 것”이라고 말해 불교인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처럼 모든 독신 여성과 충청도민 및 불교인들을 적(敵)으로 만들고도 대권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교만이다.
오죽하면 ‘MB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네티즌이 이명박 전 시장의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남긴 글을 통해 “잦은 말실수를 조심하라”고 충고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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