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양당정치와 집권당의 정치

류 근 찬(국민중심당 의원)

시민일보

| 2007-02-05 19:45:16

민주화 운동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정당정치는 여전히 불안하다. 정당과 정치인의 반복적인 이합집산, 정당정치의 유동성은 과거 권위주의에 비해 더욱 증가하는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비정상적인 정당정치는 시계 제로 속에서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을 뛰쳐나와 열린우리당 창당에 주도적 역할을 하고 그 전리품으로 장관까지 지낸 사람들이 주도적으로 탈당해 무슨 통합신당을 만들겠다니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의 실정, 나라운영에 책임을 져야하는 정당이 없어지는 꼴이다. 권위주의 체제에서도 집권당이 이런 추태를 벌이며 해산하지는 않았다. 말이 좋아서 신당창당이지 권력 다툼을 위해 끼리끼리 작당하는 조선조의 붕당(朋黨)조직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멀리 사례를 찾는다면 4.19 혁명 이후 시민의 힘으로 들어선 민주당 정권의 분열이 이런 꼴이었다. 장면 총리는 절대 다수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신구파로 분열된 현상을 일컬어 ‘정치투석(政治投石)’이라 했다. 민주주의 발전에 돌팔매질을 가하고 그로 인해 5.16 군사쿠데타를 가져왔다는 회한의 말이었을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4년간 열린우리당이 한 일을 잊지 않고 있다. 정권말기가 되면 집권당이 어김없이분열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더라도 국민들의 기억력까지 지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커다란 착각이다. 열린우리당 출신이라면 중진의 국회의원이든, 대선후보든 당의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지니 간판을 바꿔 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간판만 바꾼다고 해결될 것인가? 새천년민주당도 10년은 고사하고 5년으로 집권당 수명을 마감했다.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어 ‘국민과 역사 속에 뿌리 내리겠다‘고 하던 열린우리당도 지금 같은 현실이라면 그 수명이 몇 조금 남지 않은 것 같다.

정당창당과 국민지지 활동을 마치 마케팅 전략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새털처럼 가벼운 사고가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의 집권당 지지가 사라졌다 해서 영국의 정당, 미국의 정당 등 선진국의 정당들이 간판을 바꿔달은 적은 없다.

국민들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 그 자체가 곧 죽음이기 때문이다. 리더십 부재, 국민통합을 훼손하는 정당정치, 책임정치의 부재 등 온각 부정적 요소를 확산시키는 정치투석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의사전달, 이익집약 등 모든 면에서 부정적 유산만 남겨놓은 작금의 정치에 종언을 가하도록 유권자가 이성을 회복하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래야 국민에 책임지는 정당도 나오고, 정당정치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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