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신당’ 플랜 가동됐다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4-30 18:58:35

{ILINK:1} 4.25 재보선이후 한나라당은 강재섭 대표의 책임 사퇴 공방으로 인해 박근혜 진영과 이명박 진영이 또 다시 둘로 갈라졌다. 그 상황이 너무 심각해 당내 일각에서는 ‘분당(分黨)론’이 제기될 정도다.

하지만 이제 와서 ‘분당 가능성’을 운운하는 것은 뒤늦은 전망이다.

이미 ‘MB당’은 물밑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우선 뉴라이트의 최근 행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친한나라당 행보를 취했던 뉴라이트 전국연합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철회를 시사하고 있는 마당이다.

실제 좌파정권 종식이라는 기치하에 한나라당을 비판적 지지했던 뉴라이트전국연합이 ‘독자적 길을 모색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한나라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김진홍 상임의장은 “국민들은 개혁하지 못한 한나라당에 실망과 싫증을 느낀다”며 “뉴라이트전국연합은 한나라당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결국 한나라당이 개혁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점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 지금의 한나라당으로는 정권교체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는 새로운 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되는 발언이다.
특히 김 의장은 범보수의 큰 틀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공동대표가 범여권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의미심장하다”며 “범여권 인사중에도 보수적 색채를 가진 인사가 많다. 뉴라이트전국연합은 그들을 보수진영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민주당의 조순형 의원은 누가 보더라도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사람이다. 범여권이라도 보수적인 인사들이 범보수연합의 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그 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서청원 전 대표를 영입한 박근혜 전 대표측을 향해 강하게 비난했다.

김 의장은 “서청원씨는 선거자금 관리하면서 비리에 연루됐던 사람”이라며 “그를 끌어들인 것은 한나라당의 실수다. 특정 후보 진영을 편들자는 것은 아니나 서청원씨를 영입한 한나라당은 수구 부패의 이미지를 못 버리고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이명박 전 시장과 가까운 사람이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MB당’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핵심 고위관계자도 “이명박 캠프에서 한나라당 이름이 대선에서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해서 명분 쌓기 위한 수순에 들어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심지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박 전 대표를 비판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전여옥 의원이 ‘MB당’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하는 것이 바로 강재섭 대표 퇴진론이다.
실제 이명박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여전히 강대표의 사퇴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의 사퇴 가능성을 강력시사하고 있다.

또한 이명박 진영 사람으로 분류되던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같은 날 당직을 사퇴하고 말았다.
전 정책의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창희, 전여옥 등 선출직 최고위원이 두 분이나 사퇴한 상황”이라며 “우리에게 기대했던 분들이 떠나고 있고, 지도부 내에서도 이미 분열은 돌이킬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지도부가 총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에 대해 이명박의 복심으로 통하는 이춘식 전 서울시 부시장은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결론을 말한다면 이재오와 캠프 입장이 반드시 같다고 할 수 없다”며 “이명박 캠프는 강 대표 퇴진 보다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보완을 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당이 분열되는 것을 원치 않고, 보완해서 잘 나가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게 됐다. 이명박 진영의 모든 사람들이 강 대표 사퇴를 거론하고 있는데, 이 전 시장 홀로 고고하게 “강재섭 사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해서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이는 다분히 명분쌓기에 불과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즉 이명박 신당을 물밑에서 가동시켜 놓고, 분당의 책임을 한나라당 지도부에 전가하기 위해 이중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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