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검증 때 이명박 낙마” 예언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5-27 11:32:46
{ILINK:1}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27일 드디어 대통령 후보경선에 뛰어 들었다.
그렇다면 뒤늦게 그가 경선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뒤를 이어 이른바 ‘빅3’가 되기 위함일까?
정말 그것으로 만족하려는 것일까?
아니다. 홍 의원은 자신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 주사위를 던진 것이다.
그는 지난 26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난 이명박 전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금의 ‘박근혜-이명박’ 2강 구도가 정책검증, 후보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이명박 전 시장이 낙마하고, 대신 ‘박근혜-홍준표’구도로 변화한다는 뜻이다.
즉 자신이 검증 이후 ‘빅2’ 중 이 전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는 말이다.
실제 홍 의원은 “정책검증과정이나 7월 후보검증 과정을 거치게 되면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사회자가 “언론보도에 따르면 검증을 피하는 쪽이 이 전 시장 쪽이라고 하던데, 홍 의원도 이 전 시장 쪽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이 전 시장에 대한 검증 이후에 내가 이 전 시장의 대안이 되는 방향도 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홍 의원은 검사출신이다. 따라서 그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막강한 정보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더구나 그의 분석력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손꼽을 만큼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사람이 이 전 시장의 낙마를 예언하고, “자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큰 소리 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의 정보 안테나에 무엇인가 잡힌 게 있는 것 같다.
사실 ‘이명박 낙마 가능성’은 굳이 홍 의원의 예언이 아니라도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전히 이명박 전 시장이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서고 있다. 그것도 친이성향의 조·중·동을 통해 발표되는 것만 보면 양자 간 격차는 무려 15%대에 가깝다.
그렇다면 ‘이명박 대세론’으로 인해 ‘표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게 정상이다.
그런데 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오히려 여론조사에서 뒤쳐지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지지세력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서청원 전 대표가 합류한 이후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강창희 전 의원이 박 전 대표를 공개 지지했는가하면, 지난 25일에는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 회원 35명이 그를 공개 지지선언을 했다.
여기에 한나라당을 탈당한 홍사덕 전 의원 역시 박 전 대표 지지 쪽으로 기울었으며, 김덕룡 의원과 이회창 전 총재도 심정적으로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가 “역전에 자신 있다”며 느긋한 자세를 취하는 반면, 이명박 전 시장 측은 “책임당원제 자격을 완화해야 한다”며 이미 끝난 경선룰 개정을 요구할 만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이명박 대세론을 막고 있는가?
박근혜 전 대표로 하여금 이토록 자신감을 갖게 하는 요인은 무엇이고, 이명박 전 시장에게 이처럼 불안감을 안겨주는 요인은 무엇인가?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후보검증’일 것이다.
즉 여전히 당원들은 이 전 시장에게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만일 이 전 시장이 검증과정을 무난히 넘어간다면, 이명박 대세론의 실체를 인정하고 급격한 ‘표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후보 검증을 회피하려들거나, 검증과정에서 뭔가 하나라도 터진다면 이 전 시장의 지지층은 급격히 무너지고 말 것이다.
이회창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과거 두 번의 대선 패배를 경험한 당원들이 그를 지지하지 않고 망설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정말 홍준표 의원의 예언대로 이 전 시장이 낙마하고, ‘박근혜-홍준표’구도로 재편하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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