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이명박...박근혜, 이제부터 시작이다
고 하 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6-01 16:06:13
{ILINK:1} 이명박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그것도 단 한 번의 정책토론회로 그의 지지율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실제 1일 서울신문이 보도한 KSDC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감 적합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29.4%)가 이명박 전 시장(27.5%)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들만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그 격차가 더 벌어져 박 전 대표(41.2%)가 이 전 시장(29.7%)보다 무려 11.5%나 앞섰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명박 측에서는 “후보 ‘적합도’와 후보 ‘지지도’는 다르다”며 애써 외면하고 있는 눈치다.
물론 ‘적합도’와 ‘지지도’는 다르다. 하지만 그 차이가 얼마나 될까?
‘대통령 후보로 누가 적합하다고 보느냐’는 질문과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기껏해야 오차범위 내 정도일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대세론’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오죽하면 가 네티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경선을 중도에서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81%나 되었겠는가.
단 한 번의 정책토론회 여파가 이 정도라면, 앞으로 계속되는 정책토론회와 후보검증 과정에서 그 파장이 어떻게 나타날지는 안 봐도 뻔하다.
그러나 이 같은 사태(?)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동안 필자는 시민일보 란에서 ‘이명박 대세론은 역시 거품이었다’(4월19일),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역전된 것 아닌가?’(4월 24일), ‘민심은 이명박에서 박근혜 쪽으로?’(4월9일), ‘이명박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시지요’(3월29일), ‘여론조사가 여론조작인 이유를 공개한다’(5월29일), ‘이명박 측은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5월7일) 등을 통해 이명박 전 시장에 대한 지지에 상당한 거품이 있음을 지적한 바 있다.
다만 그 같은 사실을 조.중.동과 같은 메이저 언론들만 몰랐을 뿐이다.
따라서 서울신문의 여론조사 결과가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다.
물론 앞으로도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은 계속해서 상승세를 탈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승부는 당내 경선이 아니라 본선이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말이다. 박 전대표가 범여권의 단일 후보와 맞서 싸우려면, 중도 진영의 표심을 끌어 모으는 전략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상당수가 중도성향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사이에 있는 이들 중도성향의 표심 가운데, 상당수가 박 전 대표 쪽으로 이동해 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1983년 5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식농성, 같은 해 8월 김대중·김영삼의 8·15공동선언 발표를 계기로 야당세력의 양대 진영이 힘을 합쳐 1984년 5월 결성한 민추협이 최근 박 전 대표를 지지 선언한 것도 이런 의미에서 상당한 가치가 있다.
민주계를 대표하는 서청원 전 대표와 홍사덕 전 원내대표의 동참을 이끌어 낸 것 역시 단순히 한 두 유명 인사의 지지 이상의 의미 있는 일이다.
오죽하면 이명박 전 시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YS가 ‘왕따’를 당한다는 소리가 들리겠는가.
그러나 이런 정도로 만족해서는 곤란하다.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당장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무시 못 할 경선 상대다.
어쩌면 홍준표 의원의 말처럼, 홍 의원이 이명박 전 시장의 대안이 되어 박 전 대표와 ‘맞장’ 뜨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해야 한다.
경선의 산을 넘어서면, 범여권 단일주자가 기다리고 있다. 범여권 통합논의가 아직은 지지부진한 상태이지만, 이대로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조만간 통합여당이 탄생되거나, 그렇게 까지 되지는 않더라도 단일후보가 박 전대표의 상대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가 누구이든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이다. 기존 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이 아닌, 제 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그와 싸워 이기려면, 반드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여기에서 논하지 않겠다.
다만, 주변에 있는 참모들이 이 같은 사실을 박 전 대표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현재 박 전 대표를 지지하고 굳건한 표심에 진보정책에 넌덜머리가 난 중도표심을 더 한다면, 우리나라에 여성 대통령이 탄생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그러자면, 박 전 대표가 모성애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과연 박 전 대표에게 국민 모두를 감싸는 아량이 있는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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