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안주 ‘박근혜 대세론’은 위험하다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6-03 12:38:27
{ILINK:1}이제 더 이상 ‘이명박 대세론’은 없다.
지난 29일 열린 단 한 번의 정책토론회로 ‘이명박 대세론’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실제 지난 1일 서울신문이 보도한 KSDC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감 적합도’에서 박근혜 전 대표(29.4%)가 이명박 전 시장(27.5%)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오차범위내의 승리였다고는 하나, 전국지가 조사한 여론조사에 8개월 만에 이뤄진 역전극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거품 위에 이뤄진 ‘대세론’이 무너지면서 단단한 고정 지지층을 바탕으로 한 또 다른 ‘대세론’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세론’도 ‘이명박 대세론’처럼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결코 대세론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박근혜 캠프 진영은 왜 이명박 전 시장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추락하는지, 그 원인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디도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임기응변식의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하려 들다가는 더 큰 수렁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 좋은 예가 이명박 전 시장의 ‘경부운하’ 관련 발언들이다.
그는 ‘경부운하’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아지자 청계천 복원을 들먹이며, “청계천 복원 당시에도 극단의 저지를 받았지만…”이라는 말로, 그 정당성을 입증하려 했었다.
여기에는 청계천도 극단적인 반대가 있었으나, 자신이 의지를 가지고 강행해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점을 은근히 부각시키려 하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청계천 복원 당시 무려 77.2%가 찬성했고, 반대 의견은 고작 9.6%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시민일보를 통해 폭로되면서, 그의 거짓이 만 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이런 일은 박 전 대표 쪽에서도 발생할 수가 있다.
그러면 거짓말로 그 위기를 넘기려 하지 말고, 솔직하게 국민들 앞에 “잘못했다”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명박 대세론’을 만들어 낸 것은 조·중·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 그들은 비정상적인 표본을 선정해 여론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이명박 띄우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럴 때마다 네티즌이 문제 제기하며, 그 여론조사의 허구성을 입증하려는 노력을 보여 왔다.
필자가 기억하는 네티즌만 해도 ▲객관적보수 ▲새미래 ▲대박사랑 ▲천막당사 ▲common sens ▲佛力 ▲추로 ▲제갈공명 ▲무궁화사랑 ▲포청천 ▲시민일보펌 ▲팔공 ▲진주 등등 무수히 많다.
만일 이들의 사실을 밝히려는 노력이 없었다면, 조·중·동이 전하는 ‘엉터리 대세론’으로 인해 ‘밴드왜건’효과가 가속화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박근혜 캠프 내에서는 여전히 조·중·동 우대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의 실명을 여기에서 거론하지는 않겠으나, 대단히 위험한 사고다. 지금 서서히 무르익어가는 ‘박근혜 대세론’을 만들어 준 것은 조·중·동이 아니라 바로 네티즌, 즉 바닥민심이었음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마지막으로 박 진 서울시당위원장의 조언을 적극 수용할 필요가 있다.
한미일 의원 협의회 참석차 지난 달 1일부터 6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하고 돌아 온 박 진 의원은 “북핵 폐기와 북한의 개혁 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화와 접촉정책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북한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의원은 “북한은 2.13 합의 이행을 최대한 늦추며 한국 대선에 영향 미치려 할 것”이라며 “북한은 한국의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 금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평화무드를 조성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 같은 북한의 전략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한나라당은 북핵 폐기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균형감각을 갖춘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즉 한나라당은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체제의 수립을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과 구체적인 추진 방식 등에 대한 독자적인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만 중도 진영의 표심을 끌어 올수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현실에 만족하는 ‘박근혜 대세론’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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