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캠프 초비상… 그러나 탈출구가 없다

고하승 편집국장

시민일보

| 2007-06-20 14:54:17

{ILINK:1}각종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도는 계속해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실제 SBS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도권과 범여권의 전통적인 표밭인 호남을 제외한 전지역에서 이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추월당한 상태다. 이런 추세라면 수도권에서 역전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불거져 나오는 각종 의혹들은 그 종류가 너무 많아 일일이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다.

부동산투기 의혹에 주가조작 의혹, 위장전입 의혹, 병역기피 의혹, 호적세탁 의혹, 출생지 허위표기 의혹 등등 이미 세상에 공개된 의혹만 해도 손꼽을 수 없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이런 의혹들에 대해 그럴듯하게 말을 꾸미거나 쇼를 연출해 적당히 넘어가는가 싶더니, 그 해명이 오히려 족쇄가 돼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실제 이 전 시장은 위장전입사실을 시인하면서 “알아봤더니 30년 전 저희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 교육문제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다”며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부동산 투기 때문에 위장전입한 것은 아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당시 이 전 시장의 자녀가 입학한 리라초등학교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주소지와 관계없이 학생을 뽑았다. 이에 대해 박경우 교감은 “1965년 학교 설립 이후 중구에 산다고 해서 학생선발 때 수선권을 재정한 경우는 절대 없다”고 확인시켜주고 있다.

즉 자녀교육 때문에 위장전입했다는 말은 믿을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그래서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왜 이명박 전 시장이 위장전입사실을 시인했을까?’하는 문제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으며, 그 결과 ‘아무래도 다른 더 큰 의혹을 감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

아이디 ‘새미래’는 “이명박의 사과는 국민 우롱의 기만술”이라고 정의 했으며, ‘천막당사’는 “집도 없는 나대지로 주소이전을 한 이명박 위장전입 기가 막히다”고 밝혔다.

또 ‘불력’은 “위장전입 5번 안해 본 사람은 교육을 말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이들 외에도 이와 유사한 글들이 수없이 많이 인터넷 상에 올라와 있다.

이쯤 되면 이명박 캠프에 초비상이 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이명박 캠프 진영의 사람들이 허위사실 유포혐의로 줄줄이 검찰에 고발당했다.


특히 검찰의 이명박 외곽조직 수사가 이명박 캠프로까지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어제(19일) 이명박 핵심 외곽조직인 ‘희망세상21 산악회’ 회장 김 모씨 등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김 회장 등을 상대로 이 산악회가 사전 선거운동과 기부 행위, 사조직 결성 등 공직 선거법이 금지한 활동을 했는지 여부를 조사한 뒤 귀가시켰으나, 소환조사와 함께 김 모 회장 등 2~3명을 출국 금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신종대 2차장검사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상세한 조사 내용은 밝히기 곤란하다”며 “이명박 의 검찰 조사 가능성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수사대상을 출국금지까지 시켰다면, 무엇인가 확증을 잡았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실제 검찰은 앞서 지난 18일 ‘희망세상 21 산악회’ 본부 등 6곳을 압수수색, 이명박 캠프가 산악회에 보낸 캠프 내부 회의자료, 조직원 수 증가 계획 등 구체적 활동계획 등의 자료를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이명박 캠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희망세상 21 산악회’ 등은 이명박 캠프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주도적 역할해온 단체다.

따라서 이명박 전 시장 캠프에 초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안타깝게도 출구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위기에서 탈출을 시도하려고 몸부림쳐 보지만, 비상구를 찾을 수 없으니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아주 간단하다.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직을 사퇴하면 된다. 그러면 수사당국은 물론 국민들도 너그럽게 봐줄 것이다.

즉 탈출구가 없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에 있는데도 거기에서 빠져 나오려 하지 않고, 자꾸만 전진하려다보니 탈출구가 없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말이다. 수렁은 몸부림칠수록 더욱 깊이 빠져 든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