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근과 고하승 누가 더 좌파인가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7-08-30 18:42:35

{ILINK:1}최근 필자가 ‘박근혜 지지자들, 문국현 후보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칼럼을 쓴 이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인터넷 신문들이 일제히 필자를 향해 ‘위장좌파’로 매도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모 신문은 이를 바탕으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문국현 전 사장 의 구도를 ‘부패(腐敗)’대 ‘청렴(淸廉)’구도로 이미지화하면서, 이 후보에 반감을 가진 박근혜 전 대표 지지 세력을 끌어오는 데 출마의도가 있다”는 어이없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 후보는 단순히 이명박 후보를 낙마시키기 위해 출마한 후보가 아니다. 이미 그의 경쟁력은 민주신당의 모든 주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마당이다.

실제 조.중.동을 비롯한 메이저 언론들이 그를 애써 외면하고 있지만, 온라인상에서의 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1.8%의 지지를 받는 군소후보에 대한 관심치고는 이상하지 않는가.

더구나 민주신당 경선에도 ‘문풍(文風, 문국현 바람)’이 신드롬에 가까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천정배 후보는 3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국현은 개혁진영의 중요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웠으며, 같은 날 신기남 후보도 논평을 통해 “문풍(文風)이 신풍(辛風, 신기남 바람)을 만나 통풍(統風)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손학규 후보와 함께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정동영 후보 역시 문 후보를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신문들의 문 후보에 대한 평가는 다분히 그를 폄훼하기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필자를 좌파와 연관 짓는 비열한 행위로는 결코 박근혜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들로 하여금 문국현 후보를 향해 가는 걸음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이명박 후보 진영은 필자를 향해 ‘친북좌파’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이명박 후보의 최 측근인 이재오 최고위원과 정태근 전 서울시부시장이 누구인가?

이 최고위원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민중당 출신의 인사다. 그것도 그 당에서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사람이었다. 반면 필자는 온라인상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민중신문편집위원장 출신이다.

그러면 좌파정당인 사무총장이라는 무게와 기껏해야 좌파적 성향의 조그마한 신문사의 편집위원장이라는 직책 중 어느 것이 더 무게가 있겠는가?

필자가 좌파의 한 구석이라면 이 최고위원은 좌파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필자는 비록 좌파출신이기는 하지만, 친북성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반북성향이 강했다. 남한의 인권문제가 중요하듯이 북한의 인권문제도 중요한 만큼, 마땅히 이 문제를 거론하고 북한 정권을 질책해야 한다는 게 필자의 입장이었다.


이 일로 인해 고(故) 문익환 목사님을 생전에 만났을 때, 심히 꾸중을 들은 일도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당시에 너무나 확고했다.

반면 이명박 후보의 1급 참모인 정태근 전 서울시부시장은 분명히 친북성향의 인사가 맞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그는 고진화, 김민석, 허인회 씨와 함께 삼민투 운동을 전개했던 사람이다.

좌파 활동으로만 보자면 그는 필자와는 견줄 바가 못 되는 뛰어난 활동가였다.

필자를 좌파로 매도하려면, 이명박 후보 측은 먼저 이들에 대한 해명을 하는 게 순서 아니겠는가?

만일 이재오 최고위원과 정태근 전 부시장이 “그것은 과거 일”이라고 한다면, 필자 역시 같은 대답이다.

그리고 필자는 굳이 이런 전력을 감추려 하지도 않았다.

공개적으로 이런 전력이 있음을 우회적으로나마 시인했었다.

그래서 이번만큼은 반드시 좋은 대통령을 뽑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필자는 좋은 대통령 감으로 박근혜 후보를 눈여겨보았으나, 그가 패하고 말았다.

그래서 대안으로 다른 후보를 찾다가 문국현 후보가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는 판단을 했을 뿐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다가 문 후보를 지지한 많은 분들의 생각도 필자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새삼스럽게 무슨 좌파니 우파니 하는 논쟁이 필요한가?

분명하게 말하지만, 만일 필자가 좌파라면, 좌파 핵심을 거느리고 있는 이명박 후보는 극좌후보가 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불필요한 ‘색깔논쟁’은 서로가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