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도덕성’ vs 문국현 ‘인지도’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7-09-10 12:49:20
{ILINK:1}올해 대통령선거는 역대 대통령 선거가 그랬던 것처럼 51%대 49%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론 박근혜 신당이 만들어 진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해 보인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상대는 누가 될까?
필자는 최근 독자출마를 선언한 문국현 후보를 꼽고 있다.
즉 올해 대선은 ‘이명박 대 문국현’ 양자 대결구도로 귀착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만일 이런 대결구도가 이뤄질 경우 둘 중 누가 승리할까?
그 결과를 예측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아주 간단하다.
먼저 두 사람이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 약점을 보완하거나 뛰어넘을 방법을 가진 후보가 있다면, 그가 바로 최후 승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명박 후보의 약점은 무엇이고 문국현 후보의 약점은 무엇인가.
이 후보는 경선과정에 드러났듯이 도덕성 문제가 최대의 아킬레스건이다.
반면 문국현 후보도 낮은 인지도가 취약점이다.
그러면 이 후보는 도덕성 문제를 뛰어 넘을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 후보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이념논쟁에 불을 지피려 애쓰고 있다.
미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대선은 친북좌파와 보수우파의 싸움”이라고 규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인 ‘편가르기’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은 이 후보의 이 같은 발언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도덕성 문제는 스스로 돌파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뚜렷한 해법이 없다.
도곡동 땅 문제나 BBK 문제 등에 대해 이 후보 스스로 명쾌하게 해명을 해줘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안에서 던지는 돌이 아프다”고 엄살을 부렸는데, 이제는 밖에서 돌멩이 정도가 바위덩어리가 날아올 판이다.
과연 그 바위덩어리를 피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반면 문 후보의 최대 취약점인 인지도 문제는 어떤가?
얼마든지 뛰어 넘을 수 있다.
실제 10일 한국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문 후보를 모른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9.9%로 알고 있다는 응답 4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학규(92.1%), 정동영(91.3%) 후보는 물론이고 한명숙(82.9%), 유시민(80.2%), 이해찬(91.7%) 후보에 대한 인지도와 비교해서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그런데도 문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 3.6%의 지지율로 손학규(8.5%), 정동영(4.7%) 후보의 뒤를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리서치의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문 후보는 5.7%로 손학규, 정동영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두 여론조사 모두 문 후보가 이른바 친노(親盧) 3인방으로 분류되는 한명숙-유시민-이해찬 후보를 모두 제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인지도 40%의 후보가 인지도 80%나 90%가 넘는 후보들을 제친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는 문 후보의 존재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지기만 한다면, 그 높은 상품성으로 인해 단숨에 지지율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문 후보의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가?
당연하다. 문 후보 스스로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5%대 까지다.
그런데 문 후보는 공식적인 대선출마를 선언한 뒤 3주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5.7%의 지지율을 이끌어 냈다.
따라서 그동안 의도적으로 문 후보를 외면했던 조.중.동 등 메이저 언론사들도 문 후보에 관심을 표명할 수밖에 없다.
실제 문 후보 출마당시 이들 언론들은 문 후보의 출마사실을 일단기사로 처리하거나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들을 거론하면서 단 한줄 기사로 처리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국민들이 문 후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상 그를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다는 뜻이다.
특히 문 후보의 지지율을 꾸준한 상승세를 탈 것이고, 결국 대통합민주신당 최종 승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위치에까지 올라설 것이다.
그 때는 모든 방송도 문 후보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방송과 신문이 연일 문 후보에 대해 보도하는 데 그의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을 수 없는 것 아닌가?
대선직전까지 최소한 문 후보에 대한 인지도는 손학규 후보의 92.1%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즉 이명박 후보의 취약점인 도덕성 문제를 돌파하려면 ‘산 넘어 산’이지만, 문 후보의 취약점인 인지도 문제는 저절로 해결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누가 승리할 것인지는 물어보나 마나다.
이런 면에서 한나라당의 선택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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