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명박, 부동산 폭등 공범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7-10-17 18:26:54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 강력 비판하고 있다.

아주 귀가 따가울 정도다.

그 중에서 가장 신랄하게 비판을 받는 부분이 바로 부동산개발 정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부동산 값을 올리는데 있어서 참여정부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바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다.

다만 이런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인지하고 못하고 있을 뿐이다.

실제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서울시민 대다수가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21일 서울 거주자 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부동산값이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로 ‘정부정책’(51.5%)을 꼽았다.

즉 잘못된 정부 정책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드라마에 주연이 있으면 조연도 있듯이 ‘부동산 폭등’이라는 드라마에도 조연을 맡은 자가 있다.

바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다.

아니 어떤 면에서는 주.조연의 관계라기보다는 둘을 공범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구체적인 사례로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당시 뚝섬상업용지를 비싼 가격에 팔아넘긴 점을 들 수 있다.

땅을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을 좋아하는 건설사 사장을 지낸 탓에 서울시도 이윤을 남기는 장사를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 여파로 서울 전 지역의 부동산가격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말았다.

이른바 ‘나비효과’인 것이다.

실제 뚝섬 상업용지는 지난 2005년 6월 서울시가 택지를 비싸게 공급하면서 이미 고분양가가 예고됐었다.

서울시가 업체에 판 택지가격은 평당 5668만~7734만원이다.

이 지역은 주거와 상업 및 업무비율이 5대5이고, 용적률은 300~600%이다.

따라서 업체들은 땅값을 감안할 때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은 돼야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고 한다.

물론 평당 4000만원이라면 전국 최고 분양가이다.


만일 이 지역의 분양가가 평당 4000만원 수준에서 책정될 경우 강북은 물론 강남아파트 값을 자극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결국 서울시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CEO 마인드’라는 것에 이끌려 크게 이윤을 남기는 땅장사를 한 탓에 서울 전역의 아파트가가 그만큼 올라가게 생겼다는 말이다.

이 전 시장이 부동산 폭등의 조연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은평뉴타운을 청계천 복원과 함께 자신의 야심작으로 꼽고 있다.

하지만 은평뉴타운은 최근 아파트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실제 SH공사는 지난해 9월18일 은평뉴타운의 분양원가를 공개하면서 평당 분양원가가 최저 1151만원에서 최고 1446만9000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앞서 입주한 마포 상암지구나 판교신도시 분양원가보다도 비싼 것으로, 시세보다도 무려 20∼30% 높게 책정된 것이었다.

이로 인해 은평뉴타운의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가격의 가이드라인이 돼 집값 상승을 불러왔음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심지어 은평구 불광동 북한산 현대홈타운 33평형이 연초보다 1억원이나 높은 5억 원까지 치솟았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뒤늦게 오세훈 서울시장이 후분양제도입이니 분양가검증위원회 설치니 하면서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인하해 보려고 애를 쓴 탓에, 작은 결실을 맺기는 했지만 이미 부동산값은 오를 대로 오른 뒤였다.

문제는 은평뉴타운이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은평뉴타운에 이어 이제까지 3차에 걸쳐 25개 지역이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2002년 시범뉴타운으로 지정돼 개발이 한창인 길음, 왕십리, 은평 지역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엄청난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그들이 또 서울의 집값을 올리는 역할을 얼마나 하게 될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모르긴 몰라도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만일 이 같은 개발만능주의자인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부동산가가 들먹이는 곳이 어디 서울뿐이겠는가?

전국에 개발열풍이 휘몰아치면서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고, 결국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은 요원해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대운하인가 뭔가를 공약으로 내세워 전국의 땅값이 들먹이는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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