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측근은 ‘잿밥의 욕심’을 버려라
시민일보
| 2007-11-06 16:16:37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궤적은 정말 상상을 초월할 만큼 크다.
그의 행보 하나하나가 진지하다.
비록 그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패했으나, 승자보다 더 큰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측근이라는 사람들을 보면, 염불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잿밥에만 관심을 두는 것 같아 씁쓸하기 그지없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고 당권을 박 전 대표 측에게 넘겨줘야 한다거나 공천을 보장하라는 등의 주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 이 최고위원 거취 문제를 앞장서 거론해 온 유승민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선이 끝나고 두달반이 지났지만 이긴 쪽에서 모든 것을 독점하고 패배한 쪽을 배척했으며 그 핵심에 이 최고위원이 있었다”면서 “이 최고위원의 사퇴가 화합의 첫 단추다. 사퇴를 화합의 완성이라고 보지 않으며 이 후보측에서 당의 화합을 위해 진정성 있는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즉 이 후보 측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하나로서 당권.대권 분리 문제가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인 셈이다.
심지어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이 모든 문제의 근본이 사실 공천”이라며 “공천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면 일이 다 풀릴 수 있고, 후보가 그런 것에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전날에는 경선기간 동안 박 전 대표측 캠프에서 활동한 의원 30여명이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기춘 의원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명목의 자리를 갖고 '이재오, 이방호 퇴진'을 주장했다.
물론 그들이 당장 내년에 실시되는 총선에서 뉴라이트 세력에 밀려 한나라당 공천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 만큼,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박 전 대표가 그리는 커다란 그림에 오점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박근혜’라는 이름은 이미 국민의 가슴 속에 깊이 각인돼 있다.
그런 거인을 고작 당권이나 탐내는 인물로 격하시킨 데서야 어디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더구나, 그런다고 해서 당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명박 후보 측은 이 최고위원이 수차례 직접 사과까지 한 마당에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마당이다.
실제 이 후보측 한 관계자는 6일 ""어제(5일) 박 전 대표 측 오찬 모임에서 나온 발언을 보니 참 어이없었다""며 ""'오만의 극치'라는 말을 박 전 대표 측에게 되돌려 줘야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이렇게 당권을 놓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하물며 그 중심에 ‘박근혜’라는 이름을 올려놓는 행위는 옳지 않다.
사실 그런 지엽적인 문제는 지금 박근혜 전 대표의 안중에도 없다.
그까짓 당권에 미련을 가질 사람이 아니다.
무엇이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한 길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뿐이다.
박 전 대표는 이미 그의 측근들만의 사람이 아니다.
물론 한나라당 당원들만을 위한 사람도 아니다.
국민의 영웅으로 부각되고 있다.
따라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은 측근들만을 위한 행보나 한나라당 당원들만을 위한 행보가 아니라 마땅히 국민을 위한 걸음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의 측근이라는 사람들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대권-당권 분리와 공천보장을 운운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사람들이다.
그러면 박 전 대표가 당권을 보장받는 대신, 경선과정에서 자신이 그토록 ‘필패후보’라고 주장했던 사람을 지지하라는 말인가?
그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제발 박 전 대표의 이름을 자신들의 잇속이나 채우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나라에도 자신이 속한 당이나 당원들, 혹은 추종자들만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전 국민을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일하는 큰 정치인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필자는 그 사람이 바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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