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루이지피치 연출 한국서 첫선

파격 무대… 한국 청중들 열광

시민일보

| 2007-11-18 20:17:06

‘레알마드리드 극장’ 무대·의상등 옮겨와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 감동은 그대로


라 트라비아타는 오페라 작곡가인 베르디의 작품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이며 한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뒤마의 소설을 오페라화한 것으로 지난 1853년 베네치아에서 초연돼 19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젊은 귀족과 고급 창녀간의 사랑이야기로 한국에서는 1948년 1월 ‘춘희’라는 이름으로 공연된 바 있다.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는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에서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 간 공연됐다.

주인공인 비올레타는 당시 프랑스 사교계의 마리 듀프레시스를 그 모델로 하는데, 20살의 그녀는 이미 당시 프랑스 사교계의 유명인이었으나, 결핵으로 인해 23살이라는 나이에 숨을 거둔다. 뒤마는 그녀를 모델로 극본을 만들었고, 연극을 본 베르디가 탄생시킨 역작이 바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이다.

오페라에 창녀가 주역이라는 것만으로도 당시에 사회적 이슈거리가 되었을 만큼 많은 논란 거리를 제공하기도 했지만, 베르디의 서정성 높은 아리아는 수 많은 청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라 트라비아타를 관람하는 관객이라면 오페라의 역의 구조상 바리톤 제르몽의 역할을 주의 깊게 관찰해 보는 것도 이 오페라를 재미있게 관람하는 요소가 된다.

제르몽은 바리톤으로 소프라노 비올레타와 테너 알프레도의 청결한 사랑을 훼방하는 냉엄한 부모이며 그들에게 이별을 고하게 만드는 냉정한 아버지로서 자식에 대한 부정을 끝까지 고집한다.

비올레타가 제르몽에게 그녀가 비록 하찮은 신분일지라도 그녀의 사랑이 진실하다고 호소하며, 아버지 제르몽에게 그들의 사랑을 믿어 달라고 피맺힌 절구를 하지만, 결국 헤어질 것을 약속하고 파리로 떠난다.


알프레도 또한, 제르몽에게 원망하듯 비올레타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토해내지만 아버지 제르몽은 냉정하게 그녀를 거부하고 그녀를 떠나 새 출발 하기를 아버지의 이름으로 간곡히 부탁하는 중·고음의 보이스는 관객의 가슴을 저미게 한다.

2007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 라 트라비아타는 150년의 시공을 넘어, 세계 연출계의 거장 피에르 루이지피치에 의해 현대적 감각으로 연출됐다.

19세기 파리를 떠나 21세기의 심플한 무대 디자인과 색감적 연출은 고풍스런 의상에서 세련된 ‘샤넬풍’현대적 여성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2막2장에 등장하는 무희들의 반 나신 공연은 말 좋아하는 이들에게 적잖은 논쟁이 될 만한 소재를 제공했다.

이번 오페라는 스페인 레알마드리드극장의 무대, 의상 등이 그대로 공수되어 왔다.

지휘에 마르코 잠벨리, 비올레타역에는 엘레나로씨와, ‘플라시도 도밍고 콩쿨’ 에서 특별상 수상한 이리나롱구가 열연했으며, 알프레도역에는 메트로폴리탄과 푸치니콩쿠르에서 입상을 한 제임스발렌가, 제르몽에는 이탈리아의 바리톤 거장 ‘레오 누치’와 함께 많은 공연에 더블 캐스팅 되어 주목받고 있는 주세페알토마레가 열연했다.

그동안 한국의 오페라는 상암의 투란도트의 흥행 뒤 잠실 아이다, 라보엠, 카르멘 등의 대중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침체기를 겪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한국오페라단(단장 박기연)과 스페인 레알마드리드극장 프로덕션이 제공하는 오페라가 숨죽인 한국오페라의 숨구멍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연 기자 jwlee@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