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부활, 昌을 통해 이뤄진다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7-11-21 11:18:30

지금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들의 뇌리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도 그를 더 이상 주요 뉴스메이커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회창 후보의 출마에 대해 “정도가 아니다”고 평가한 그의 말 한마디가 마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처럼 와전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의 키워드는 이것이 아니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이 전 총재가 출마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한나라당을 향해 “반성해야 한다”고 질책했다. 사실은 이것이 핵심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창당 10주년 기념식'에 불참한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위장전입에 위장취업도 못자라 성매매업소와의 연관 등 온갖 파렴치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과 몸을 섞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이 최근 필자에 물어왔다.
“박근혜 전 대표는 정말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인가요?”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가 다시 물었다.
“지금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 아닌가요? 그럼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필자의 답변은 이랬다.
“현재 그가 한나라당 후보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는 검찰에 의해 기소되는 순간에 당원권을 정지당하게 됩니다. 꼭 BBK가 아니더라도 위장취업 사실만으로도 그는 기소가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위장취업을 통해 세금을 포탈한 것은 아주 파렴치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이것은 단순한 의혹 제기 사안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 본인도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따라서 당윤리위는 그의 당원권을 박탈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물론 당원권이 박탈된 이명박 후보는 더 이상 한나라당 후보가 아닙니다.”

그러자 그가 재차 물었다.
“당윤리위원장이라는 인명진 목사가 경선과정에서 누구 편에 섰는지, 모두가 알고 있는 데 그런 사람이 정말 양심에 따른 판단을 내려 줄까요? 그리고 이명박 측근들이 진을 치고 있는 최고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를 인준해 줄까요?”

그래서 필자가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필자 역시 인명진 목사를 믿어왔으나, 경선과정의 행위를 보고 실망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시민일보 기자에게 분명히 ‘나는 정치를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치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의 양심에 호소해 보고 싶은 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설사 그가 당원권 정지 결정을 내렸더라도 당 지도부가 이명박 측근들 일색이어서 그의 당원권을 박탈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는 ‘잔다르크’인 박근혜 전 대표가 입을 엽니다.”

그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박근혜가 입을 열면 무슨 말을 하게 되는 건가요?”
필자는 “당원권을 정지당해 이명박 후보가 더 이상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수 없을 때는 ‘이제 때가 늦어 한나라당 후보를 내세울 수 없으니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면,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을 전제로 그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할 것이며, 윤리위와 당 지도부가 당원권을 정지시키지 않고 그를 감싸고 돌 때에는 ‘이제 한나라당은 당원자격도 없는 사람을 후보로 내세울 만큼 파렴치한 정당이 되어버렸으니, 더 이상 애정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탈당을 선언한 후 이회창 후보와 손을 잡고 정권교체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따라서 박근혜 전 대표는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점차 멀어지는 듯 보이지만, 그는 여전히 12.19의 최대변수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박근혜 전 대표의 화려한 부활은 이회창 후보의 손을 잡는 것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즉 朴과 昌은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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