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朴지지도’와 ‘李-昌지지도’는 닮았다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7-11-22 15:18:34

각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무척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한나라당 경선 당시와 너무나 흡사한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닮았다.

당시 경선은 이명박-박근혜 양강구도로 인해 손학규.원희룡.홍준표 후보 등은 아예 투표인단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이는 현재 범여권이 단일화니 뭐니 떠들어 대지만, 주요 변수로 언론의 주목받지 못하는 것과 닮았다.

실제 현재 구도는 이명박-이회창의 양자 대결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범여권 후보들은 아예 ‘관심 밖 주자’로 전락하고 있는 조짐이 역력하다. 유권자들도 한나라당 경선 당시의 손.원.홍 후보 정도로 취급하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경선 당시의 이명박-박근혜 지지도와 현재의 이명박-이회창 지지도는 그 추세에 있어서 너무나 흡사하다.

실제 경선 초반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실시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대체로 20%내외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차 정책토론회 이후부터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조금씩 좁혀지더니 15%내외를 오르내리는 현상이 경선 실시 전날까지 지속됐다.

따라서 이명박 후보가 압승하는 줄 알았는데, 18만명을 대상으로 한 선거인단 투표에서 오히려 박근혜 전 대표가 이기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는 불과 수천 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만 앞섰을 뿐이다.

그러면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은 어떤가?

당초 이회창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기 이전에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경선 초기의 이명박-박근혜 지지율 격차와 비슷한 수준인 20%내외 정도였다.

하지만 이회창 후보가 출마 선언하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에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는 어떤가?

우선 조인스 대선여론조사 결과 BBK 효과로 인해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가 지난주보다 무려 8.5%P 하락한 것으로 나왔다.

조인스 풍향계가 지난 21일 “바로 오늘이 차기 대통령선거일이라면 다음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으로 조사한 결과 이명박 후보라는 응답이 35.9%로 가장 많았으나, 이는 지난주 조사에 비해 8.5%P 하락한 수치다.

반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는 19.7%로 지난주에 비해 5.1%P 상승했다.

양 측의 격차는 이제 16.2%P 차이에 불과하다. 이는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간의 지지율격차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당시 실제로는 박근혜가 앞섰던 것처럼, 이미 이회창 전 총재가 앞선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경선에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도록 도와준 것은 여론조사 결과를 투표에 반영하도록 하는 이상한 경선룰이었는데, 본선에서는 그와 같은 엉터리 룰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직 BBK ‘한방’이 터지지도 않은 시점이다.

지금 BBK 의혹 사건을 두고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이 ‘헛방’ ‘한방’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김경준 전 BBK대표 부인 이보라씨가 미국 현지에서 BBK가 이명박 후보의 소유라고 거듭 주장해 그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마당이다.

따라서 이것이 ‘결정적인 한방’으로 나타날 때 이 후보의 현재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

특히 경선 당시 각 언론이 보도한 각 후보의 지지도 조사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이미 증명된 만큼, 유권자들은 언론을 통해 발표되는 지지도를 절대적으로 신뢰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이제는 ‘대세론 띄우기’로 인한 ‘밴드왜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남은 것은 오직 ‘진실’ 뿐이다.

이명박과 이회창 두 후보 간에 누가 더 진실한가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이미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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