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뜨거운 별에서 온 아티스트!

시민일보

siminilbo@siminilbo.co.kr | 2019-04-10 01:00:00

외계인들은 잘 모른다!

외계에서 온 사람은 자기가 외계에서 온 줄 잘 모른다.

지구에서의 기억만으로 '지구살이'를 하기 때문이다.

적응력이 워낙 뛰어난 그들은 지구에 도착 하자마자 처음만난 지구인의 dna를 흡수해서 지구인의 형상으로 즉시 변모한다.

그중에 한사람, 곽능희를 만났다.

다행이다!

맨처음 만난 지구인이 많이 예뻤나보다.

참 잘생겼다. 게다가 보통이 아니다. 보통 지구인 여자들은 이렇게 똑바로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 하는 걸 대개는 불편해 한다.

그래서 약 15도 정도 비켜선 눈길로 상대를 바라본다.

시기심많은 여자들은 그 느긋한 눈길을 보면 '눈웃음 치는 꼴'이라며 미간을 찡그리기도 한다.

곽능희는 누굴 만나든 눈 똑바로 뜨고 정면을 보며 말한다.

늘 그랬다.

'이티'처럼 손가락도 안 대봤는데 '훅' 통하는 느낌!

뭘까?

'훅' 다가오는 동질감!

역시 그는 예술가다! 예술가는 경계의 벽을 허무는 초능력을 뿜어내는 사람이다.

지구에서 태어난 천재적인 예술가들은 대개 예사롭지 않은 사연들 때문에 운명적으로 그 길을 선택하고 극적인 사건을 통해 스스로 독보적 예술가의 길을 가게된다.

그러나 곽능희는 달랐다. 외계인답게 깊이를 알 수 없는 재능으로 동네피아노 선생님에게 발견되어 체포되듯 피아니스트의 길을 가게 된다.

무엇이든 거침없이 잘 해내던 아이였던 곽능희는 훨씬 더 뛰어난 수학적 재능보다는 음악적 재능을 숨길 수없어 피아니스트로 선발 되었던 거였다.

그러던 중학생 시절, 쇼팽에 매료되어 건반위를 질주하고 주유하던 손가락이 갑자기허공을 짚은듯 미궁에 빠져들때, 소리를 넘나드는 초자연의 존재를 느끼고 영혼이 담긴 소리를 갈망하게된다.

그때 이미 쇼팽을 연주할 때, 피아니스트가 건반을 두드리는 소리로 그의 영혼이나 환상을 재현할 수 없다는 걸 눈치 챈 탓이다.

그는 쇼팽의 꿈을 찾아내 그 꿈을 온전히 건반위에 풀어놓는 일을 하는것이 피아니스트의 소명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곽능희가 지구인 피아니스트와 다른 출발을 하게되는건 단순히 감상적인 확신 때문만은 아니다.

그에겐 음악을 수학적으로 분해하고 조합하는 외계인다운 '다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다름' 을 바탕으로 '특별함'을 입증한 그는 지구인중에 정말 뛰어난 음악천채들만 다니는 학교 버클리음대까지 직진한다.

버클리음대에서 졸업을 앞두고 재즈학과장 (캔 플릭)이 물었었다.

'상상력이 뭔가?'

'타협 할 수 없는 그 무엇!' 이라 대답한 곽능희, 그에게 점심시간을 이용한 무료렛슨 이라는 상을 주던 이름없는 스승의 내공이 실린 대답이었다.

'정말 놀라웠지요. 내가 질문을 계속하면 '나 이건 모르겠는데ᆢ' 라고 답하는 저명한 교수들을 만나면서 어깨를 짓누르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93년, 스물네살의 나이에 졸업. 결혼.,유학을 단숨에 치러낸 그에겐 '안드로메다의 여전사' 처럼 사는것이 숙명인 줄 알았었다.

그때, 버클리에서 재즈음악을 전공하며 재즈의 깊은 심연에 들어섰을때, 신선한 샘물처럼, 선한자의 눈물처럼, 영원히 마르지 않고 흐르는 그 무엇이 있음을 마주하게 된다.

오! 지져스 크라이스트!

'가스펠'을 만들고, 연주하고. 전파하는 그 일이 비로소 그가 추구하던 재즈의 깊은 바다와 맞닿아 있음을 그의 존재로 부터 깨닫게 된다.

그가 새로 병행한 신학공부는 눈부신 이정표가 된다.

'그후에 주어진 그 찬사들과 버클리 수석졸업의 영광들이 어찌 우연 이겠어요?'

이 대목에서도 그는 다른 이들처럼 방언같이 들리는 '아멘!'의 연호로 호들갑을 떨지 않고 외계인 다운 침착한 자존감을 보였다.

그러나 지구인으로서의 삶이 그리 녹녹치는 않았단다.

과중한 학업으로인한 스트레스와 웬 일인지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와의 침묵이 주는 고통, 대중음악을 전공하는 대책없이 대중적인? 신랑과의 삶은 다국적 군들과의 다중적 전투같은 상황의 연속 이었다. 그야말로 '번아웃!'

'모든 걸 포기하고 밤새 울었어요. 기도가 필요없고 '지져스도넘 멀리 계셨지요!. 밤새 울다가 새벽에 잠이 들었는데...

벨소리에 잠이 깼는데 남편은 없고, 벨은 울리고...

조심스럽게 현관 문 틈으로 밖을 보는데 또 눈물이... 날아갈듯 턱시도를 차려입은 신랑이 꽃다발을 들고 서 있었어요. 지금 내곁에 '지져스'보다 더 가까이 있는 사람, 그사람이 말했어요.

'이제 거기서 밖으로 나오라!'고 아침 햇살이 눈부셨지요. 제가 햇빛 속으로 걸어 나갔어요. 후에 알았지요. 그를 누가 내게 보냈는지,'

외계인도 눈물이 많다. 그 눈물 속에 또 그의 꿈은 성큼 자라고 그꿈을 안고 무사히 서울로 돌아온 그는 아마도 미국에서 만난 그의 '지저스'와 함께 귀국한듯.

그도 그럴것이 서울기독대학 박사과정을 장학생으로 마치고 백석대 실용음악과의 교수로의 안착이 우연일리도 없고 '지저스'의 대표방송인 극동방송에서 '해피프레이즈' 라듸오 D.J 까지 일시에 차지 한다는건 아무리 초능력인 외계인 일지라도 석연치 않다.

'그럼요, 어찌 제 능력 이겠어요? 보이지 않는 손이 있지요. 안보이시나요. 제 뒤에 있는 백!'

진짜 그런가? 아무튼 곽능희는 힘이 있다.

진짜다! 그의 무한한 권능을 아는 사람이 또 있다.

밥 제임스!

인터넷 검색창에 그의 이름을 치면 수많은 사진들과 함께 그래미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세계최고의 재즈 아티스트로 소개된다.

2005년 밥제임스를 만난 곽능희는 재즈세계 거장인 밥 제임스의 파트너가 된다.

그냥 파트너가 아니고 그와 음악적가치를 공유하고 음악과 함께 그의 삶을 코디하는 컨설턴트가 된다.

부드러운 음악적 조언과 함께 '이제 떠나라! 혼자 떠나라!' 고 강압적 조언을 하는 트레이너 같은 컨설턴트다.

인생전체를 세계연주여행으로 살았던 그가 '어딜 또 떠나?' 라고 묻자 '어디가 중요하지 않고
혼자가 중요하다!' 고 일갈해 버리는 카리스마 번뜩이는 사람이다. 곽능희는,(그에게서 메일을 받아 본 사람이면 안다. 그의 메일은 '카리스마' 라는 글자가 선명히 찍혀서 들어온다.)

'레이첼! 당신 때문에 새로운 별을 발견했다! 이 지구라는 별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게 행복한 별을 선물한 당신에게 어찌 해야하나!' 하며 눈물을 흘린 81세의 세계적스타는 곽능희를
어떤 사람으로 이해 했을까?

'그는 지구의 겉면을 바라보고만 살아 온거지요. 밥제임스라는 자연인이 발로 딛고서서 걷고, 달리고, 밤이면 누워서 지구와 눈마추고 다른별을 바라볼 때, 자기를 품고있는 따뜻한 별, 지구를 드디어 발견했을 겁니다.'

그리고 2014년, 밥제임스와의 특별한 교감을 바탕으로 밥제임스와의 콜라보 앨범이자, 그녀의 첫 개인앨범인 Poiema(포이에마)를 만들게 되는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이어서 2019년, 일본 야마하가 밥제임스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코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레이첼곽'은 이제사 꿈을 말한다.

'저는 꿈 없어요. 신랑이 하고싶은 대중음악 하고있고, 여덟살까지 침묵시위를 해서 날 제일 많이 울리고, 또 끊임없이 기도 하게해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해 준 아들이 D, J 였던 나보다 더 말 잘하는 아이가 됐고 내가다닌 버클리에서 씩씩하게 작곡공부 하고 있는데 무슨 꿈이 더 있겠어요?'


그래서 끝인 줄 알았다. 헌데.

'나는 지금 내 존재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고 있어요.. 그래서 충분히 행복해요. 그래도 내가 아티스트 잖아요. 사람들에게 무엇때문에 행복한가를 말하고 싶어요. 내가 그 답을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 아니, 이미 그 답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이 드는거 있지요! 진짜 할수 있어요 나는!'

그러면서 최근에 출시한 음반 하나를 쓱 내놓는다.

제목이 '십자가 질 수 있나?' 이다.

이런 사람이 지구인 일리가 없짆은가?

곽능희보다는 레이첼곽으로 더많이 알려진 재즈아티스트이자 피아니스트, 작곡가, 작사가, 연출가,(국제장애인 영화제 예술감독) 레드박스 제작이사, 모델, 그리고 최근에는 3일전부터 생전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며 깜짝놀랄 그림을 페이스북에 올리기 시작했다.

조만간 그래미상을 두번이나 수상한 밥제임스를 불러서 '콜라보한 레이첼곽의 전시 이벤트' 예술감독으로 나타날 것을 불같이 예감한다. 아 뜨겁다! 레이첼 곽!

뜨거운 별에서 온 것이 틀림없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