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 이명박’ 성직자 세금문제 풀어라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8-01-29 17:00:46

이명박 장로가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후, 교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에서 종교인의 세금과 사생활 문제를 파헤친 방송을 내 보내 네티즌들 사이에서 찬반논란이 팽팽하다.

지난 26일 MBC는 시사 고발 프로그램 를 통해 ‘세금을 안 내도 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종교인의 소득세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다.

방송후 게시판에는 교회를 비판하는 글들이 마구 올라와 한때 서버가 다운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높았다는 말이다.

실제 한 네티즌은 “성직자도 국민인데 왜 납세의 의무를 지지 않으려 하느냐”며 “예수님이 언제 사람들 돈 받으러 다녔느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통령이 세금을 낸다고 대통령의 권위가 떨어지느냐”면서 “세금 때문에 목사의 권위가 떨어진다는 발상 자체가 권위주의적”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종교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등 교계를 두둔하는 목소리가 간혹 있기는 있었다.

하지만 그런 목소리를 내는 네티즌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국민 대다수가 성직자들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데 대해 동의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교회언론회는 이 같은 의 보도에 대해 “한국교회를 흠집 내려는 공중파의 저의”라는 식으로 모질게 비판했다.

종교인의 소득세에 대한 내용을 다룰 것처럼 하다가, 실제로는 기독교계의 지도자 몇 명에 대한 비난으로 채웠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이들은 “MBC의 이번 방송이 한국교회 전반적인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종교인 세금 문제는 이제 종교계에서도 내부적으로 심히 복잡하고 정리가 쉽지 않은 현실이라는 것.

물론 교회언론회의 이 같은 주장이 어떤 면에서는 타당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 성직자들도 국민의 의무 가운데 하나인 납세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따라서 내부논의를 빠르게 진행시켜 소득세를 납부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것은 생명을 살리는 전도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성직자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는 한 불신자들에게 ‘복음’을 제대로 전달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기독교계 내부 논의가 미진할 경우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지어 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만하다.

문제는 과연 '장로 이명박'이 집권하는 새 정부에서 과연 종교인 과세를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점이다.

이미 지난 대선 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목사 등 종교인에게도 세금을 부과하고 종교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종교법인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종교단체에 대해 비영리법인으로서의 혜택을 부여함과 동시에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제안인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이 같은 제안이 과연 정치권 내에서 제대로 논의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이다. 4.9 총선을 바로 코앞에서 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각 지역 종교단체들을 거스르는 법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표 떨어지는 소리가 ‘우수수’ 들리는데 누가 그런 말을 감히(?)입 밖에 꺼낼 수 있겠는가.
따라서 올바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장로 이명박’ 당선자뿐이다.

교계 자체 내부의 결정과 정치권의 결정이 차일피일 미뤄질 경우, 이 당선자는 취임과 동시에 성직자의 납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주기 바란다.

비록 교계 내부의 상당한 저항이 따르더라도, 이 당선자는 과감하게 그런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그래야만 도덕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장로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비판을 일거에 잠재우는 동시에, 장차 기독교의 확대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이 지금처럼 팽배한 상황이라면, 전도가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하지 않은가. 설사 성직자들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그것이 생명을 살리는 일에 도움이 된다면 주저할 이유가 무엇인가.

어느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목회자의 납세유무논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불필요한 반감과 오해를 불러오지 않기 위하여 나부터 실천하면서 목회자가 앞장서서 생활비에 한해 납세하는 것을 제안 한다.”

또한 성경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모든 자에게 줄 것을 주되 공세를 받을 자에게 공세를 바치고 국세 받을 자에게 국세를 바치고 두려워할 자를 두려워하며 존경할 자를 존경하라.”(롬13:7)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막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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