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런던필’ 현악합주 돋보였다
‘역시! 유로프스키’ 빼어난 지휘… 관객들 큰 갈채
시민일보
| 2008-03-13 19:40:38
협연자 용재오닐 섬세함·백건우 노련미등 호평
세종문화회관 내한공연
듣던 대로였다. 런던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한 젊은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로프스키(36·사진)는 소문만큼이나 자신감 있는 지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러시아 출신의 유로프스키는 2006년 런던필 수석 지휘자로 부임, 75년 전통의 런던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11, 1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는 주로 현대 음악가의 작품들을 골라 연주했다. 대중적이지 않은 레퍼토리였지만 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11일 터니지의 ‘저녁노래’,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5번’, 비올리스트 용재오닐(30)과는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을 협연했다.
음악전문 칼럼니스트 박승기씨는 “템포를 통해 낭만성을 살리는 등 지휘를 상당히 잘 했다”고 평했다. 그는 “특히 터니지와 헨체 등 현대작곡가들의 곡을 잘 연주한 것 같다”며 “현악 합주의 화려하고 선명한 소리가 좋았다. 두 곡 모두 선명하지 못하면 듣기 어려운 곡인데 뚜렷한 현의 투명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협연자로 나선 비올리스트 용재오닐과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호연을 펼쳤다. 용재오닐은 초반 약간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으나 이내 섬세한 연주를 들려줬다.
백건우 역시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진지하게 소화해냈다. 프로코피예프는 그 자신이 뛰어난 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그의 작품에서 요구되는 기교는 무척 다양하고 창의적이다.
박승기씨는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은 상당히 어려워 악보대로 연주해도 좋은 연주인데 잘 소화했다. 특히, 1악장 카덴차 부문에서는 호연을 보여줬다. 백건우씨는 프로코피예프 전문가다운 연주를 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 점도 있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연주에서 플루트의 연주는 상당히 러시아적이었지만 금관파트 부문이 100% 만족할만한 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다.
박승기씨는 “지휘자가 러시아출신인 만큼 ‘비창’연주 때 러시아적인 색채를 내려고 한 것 같다. 제 1바이올린 옆에 첼로를 배치하는 등 악기 배치 역시 새로웠다. 플루트나 바순의 연주는 러시아적인 색채를 느낄 수 있었지만 금관 파트는 깊이 있는 연주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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