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영웅’으로 부활한다
안의사의거 100주년 맞아 대형뮤지컬 제작
시민일보
| 2008-03-26 19:23:22
제작비 50억들여 높은 완성도로 내년 공연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한 에이콤인터내셔널이 안중근(1879~1910) 의거 100주년을 맞이해 안중근 의사를 소재로 한 뮤지컬 ‘영웅’을 선보인다.
2009년에 무대에 오를 뮤지컬 ‘영웅’은 1910년 3월 사형을 선고받고 뤼순(旅順)의 일본 감옥에 갇힌 안중근이 자신이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시작된다.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는 장면을 비롯, 안중근 관련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뮤지컬 장르에 걸맞는 음악과 무대로 녹여낼 예정이다.
연출자 윤호진(60) 대표는 “2004년 안중근기념사업회의 뮤지컬화 요청 이후 2006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제가 무겁고 역사적인 팩트를 감동있게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 소재라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그 흔한 러브스토리도 없다”면서도 “안중근은 단순한 독립투사에서 벗어나 동양평화론을 내세운 사상가였다. 이런 영웅으로 한국뮤지컬사에 새로운 작품을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작품에는 연극 ‘죽도록 달린다’의 작가 한아름씨가 함께 한다. 한씨는 “역사적인 소재라 고루하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안중근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정말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작품에 임하면서 경하게 다루지 않을까 하는 조심함이 있다”며 “요즘은 역사가 선택과목인 시대다. 안중근을 모르는 학생들도 많다. 작가를 떠나 그의 후손으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작품의 하이라이트 격인 하얼빈 역 이토 사살장면에는 3D 영상을 사용, 극적 효과를 배가한다. 무대미술을 담당한 박동우 교수(46·중앙대)는 “하얼빈 역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당시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묘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객들이 최대한 역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 밖에도 주옥같은 배경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무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음악을 맡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지수(27)씨는 “영화와 드라마를 주로 해왔고 극은 처음이다. ‘오페라의 유령’, ‘스위니 토드’와 같은 음악이 나오는 극을 해보고 싶었다”며 “쉽게 다가오지도, 어렵지도 않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새로운 느낌의 음악이 탄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작비 50억원을 투입하는 작품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위해 트라이아웃 등 여러 시도를 거친 후 내년에 국민의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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