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을 한국의 리버워크로

김 재 현(서울시 강서구청장)

시민일보

| 2008-04-24 18:11:05

고요한 물은 자신을 돌아보고 명상에 들게 하며, 분수와 같이 솟구치는 물은 생기와 활력을 제공하고, 폭포와 같이 떨어지는 물은 강인한 힘을 상징한다.

물이 있는 곳으로부터 문명이 발생하였고, 물과 함께 창조되어지는 문화 또한 후대에 길이 남을 역사적 가치를 창출한다.

강서구는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역사적 인물과 많은 유적지를 간직한 유구한 역사의 고장이다.

개화산 문화권을 중심으로 고려시대 불교미술을 느낄 수 있는 약사사와 조선시대 재상을 많이 배출한 풍산 심씨 묘역, 정상근처의 봉수대 터 등이 남아 있다. 또한 궁산 문화권에는 백제시대 유적지인 양천 고성지, 겸재 정선 선생께서 양천현감으로 재직 시 한강주변의 풍광을 남기신 소악루, 서울에서 유일하게 보존되어 있는 양천향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인 장소뿐만 아니라 우리구의 역사적 배경에는 의성 허준과 겸재 정선이라는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있다.

두 인물은 단지 의학과 미술사에만 업적을 남긴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선구자이기도 하다.

사상의학에 머무르던 당시 한의학을 임상의학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산천에 흔한 약초로 약제를 만들어 일반서민들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법을 집대성한 허준의 동의보감이야말로 조선의학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또한 겸재 정선은 중국의 영향으로 상상에 의하여 그리던 관념 산수에 머물렀던 화법에서 실제로 보고 그리는 진경산수를 창시하여 당시 화단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 구에 허준박물관과 겸재 정선 기념관이 지어진 것은 어쩌면 역사의 필연적 귀결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마곡지구 개발은 역사와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수(水) 공간 개발로 진행되어야 한다.

문화는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국의 샌안토니오 리버워크, 독일의 슈판다우 같이 강이 단지 환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속에 들어와 같이 호흡하는 수(水) 공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리버워크는 강폭이 10m도 안되지만 넓이 2m의 유람선이 다니고 바로 옆에 카페와 쇼핑 공간, 전통 공연장 등이 공존하며 도시의 생활권으로 이어진다.

수변도시로 개발되는 마곡지구는 한강 르네상스의 개발과 연계하여 도시의 상업공간과 문화공간이 일상으로 들어와 물과 만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마곡 워터프론트가 수상과 수변을 겸한 관광도시로 조성된다면 지하철과 항공, 한강의 수상교통과도 연계되는 사통팔달의 교통망과 개화산과 궁산 문화권으로 연결되는 풍부한 문화유산으로 세계일류도시의 도시 인프라에 비추어도 손색이 없다.

한강물을 끌어들여 조성하는 수변공간에 자연성과 역사성을 회복할 수 있는 다양한 휴먼스케일의 수(水)공간을 조성하고, 궁산 문화권 및 개화산 문화권과 연계한 복합 관광도시로의 개발은 세계 일류도시를 지향하는 서울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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