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도 박근혜도 야당도 “MB는 NO”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8-06-12 17:48:21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은 이명박 대통령이 같은 한나라당 소속인 박근혜 전 대표는 물론 민주당 등 모든 야당으로부터도 철저하게 외면 받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마디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이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는 현재 바닥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고유가에 대비한 정부 대책안을 발표하고, 국정쇄신을 위해 청와대와 내각이 총사퇴 움직임을 보이는 등 발버둥 쳐 보지만, MB 지지율은 10%대에서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12일 CBS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 의뢰한 주간 정례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18.2%로 나타났다.
특단의 대책이란 것을 마련했지만, 지난 주 보다 겨우 1.3%P가 올랐을 뿐이다. 이는 오차범위 내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100일 만에 10%대로 지지율이 추락한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도 이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깨는 대통령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민심이 이명박 정부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렸다는 말이다.
같은 정당 소속인 박근혜 전 대표마저 이명박 정부와는 좀처럼 가까이 하려 들지 않는다.
실제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MB가 박 전 대표에게 국무총리직을 공식 제의키로 했다고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표 측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그는 이날 이 같은 보도를 보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언짢은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박 전 대표 총리 기용설은 지난 1월에도 있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당에 남겠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완강하게 거부입장을 표시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결코 한입으로 두말 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야당은 협조적인가?
아니다. 아예 MB와는 같이 하지 않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거국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그 대상인 통합민주당은 한마디로 “싫다”고 잘라 말했다.
통합민주당의 유력한 당권주자인 정세균 의원은 12일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거국내각 구성 주장과 관련, “바람직하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에 출연, “거국 내각을 하려면 국정 철학이 같거나 주요 정책에서 공통점이 있어야 하는데, 한나라당과 우리는 완전 다르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5년 동안 국정을 운영하도록 국민들이 선택했다면 정부와 여당에서 좋은 분들을 찾아서 국정을 운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실패할 것이 빤한 MB정부에 몸을 섞다가 낭패를 보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러니 한나라당 내에서 적당한 사람을 찾아 쓰든지 말든지 맘대로 하라는 뜻이다.
국민이 외면하고, 박근혜 전 대표도 냉담한데, 민주당마저 MB와는 같이 하지 않겠다고 하니 얼마나 답답한 노릇인가?
하지만 이런 사태를 초래한 것은 MB 자신이다.
국민에게, 박 전 대표에게, 또 야당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결과가 이번 위기를 초래했고, 아무도 그와 가까이 하려들지 않게 만들고 말았다. 따라서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설사 어떻게든 이번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다고 해도 앞으로가 더 큰 문제다.
MB가 이를 교훈 삼아 ‘정직한 대통령’이 되어 주기를 바라지만, 좀처럼 그럴 거라는 믿음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고립무원의 ‘양치기 소년’이나, 그런 사람을 앞으로도 4년 8개월이나 ‘대통령’이라고 불러야 하는 국민들 모두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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