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호국보훈의 달,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서울지방보훈청 선양교육팀장 허정환

시민일보

| 2008-06-16 20:30:22

몇 년 전에『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가 있었다. 100만 관중을 돌파하며 특히 젊은이들 중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가난하고 어려웠던 시절, 똑똑한 동생을 위해 형은 자신의 공부를 포기하고 가정의 생업을 책임지며, 동생을 뒷바라지 하던 중 전쟁이 발발한다. 집안의 기둥처럼 소중한 동생이 학도병으로 징집되자 동생 대신 자신이 입대하겠다며 자원하였으나 당시 급박한 상황은 형제의 우애보다는 조국의 안위라는 명분 앞에 사사로운 개인사는 접어두고 형제 모두를 징집하였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형제간 우애는 갈등을 겪지만 끝내 전장에서 동생을 구해내고 형은 죽음을 맞이한다. 전쟁의 상처로 남은 형에 대한 아픈 기억을 평생 가슴에 묻고, 반백의 노인이 되어 버린 동생이 평생 형의 유해를 찾아다니다, 어느 날 형의 것으로 추측되는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발굴지로 길을 떠나며 가슴 한편에 묻어 둔 기억을 더듬는 이야기이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애국심, 자유, 나라사랑에 대해 교과서에서 배웠던 것보다 영화 한편이 주는 감동이 더 컸다고 이야기 한 젊은이의 말이 생생하다. 그리고 당시 6.25에 참전했던 모든 분들에게 존경을 보내고 싶다고 한 이야기가 귓전을 맴돈다.


우리나라의 오천년 역사 속에는 많은 외침이 있었다. 먼 역사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제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감격도 잠깐, 이념의 갈등 속에서 한 형제가 총부리를 맞대고 싸워야 했던 역사가 불과 57년 전의 일이며, 아직도 분단이라는 현실로 진행형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우리 주위엔 그때의 상처로 평생을 아픔 속에서 지내는 분들이 계신다. 전쟁의 상처로 인해 많은 것을 포기하며 지내셔야 하는 분들도 있고, 사랑하는 가족을 가슴에 묻고 사는 분들도 있다. 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주위엔 아물지 않은 상흔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계신다.



정부에서는 6월 한 달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여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국가유공자들과 그 유가족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 분들의 나라를 위한 희생과 공훈이 빛이 나고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예우풍토 조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보훈은 6월 한 달 동안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는 마음 놓고 애국가를 부르고, 태극기를 휘날릴 수 있다.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해외로부터 파병을 원조 받던 우리가 이제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파병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는 오늘날이 있기까지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해 준 애국선열들과 호국영령들의 위훈을 일년 내내 가슴에 새기며 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들도 더 발전된 조국을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보훈이며 호국보훈의 달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그냥 스쳐가는 6월이 아닌 그 의미를 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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