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의 ‘횡설수설’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8-06-17 15:47:25
요즘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의 발언이 오락가락, 횡설수설(橫說竪說)이다.
그토록 간절히 지지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한자리수로 내려앉자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진 것 같다.
실제 그는 지난 10일 보수단체들이 주최한 집회에서 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을 “좌파 선동에 놀아난 바보, 천치, 정신이상자”, “촛불집회에 아이를 데려오는 이들은 거짓을 가르치는 어린이 영혼 추행범”이라는 등의 과격한 발언을 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그런데도 그의 엽기성 발언은 그칠 줄 몰랐다.
15일에는 “청소년들의 광화문 야간 통행금지를 시켜야 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폈는가 하면, 앞서 14일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향해 ""촛불난동 세력의 편이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주장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정신이상자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데 16일, 조씨는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을 '보수의 배신자'라고 규정하면서 절대로 한나라당 대표가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에 올린 글을 통해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한나라당이 자신들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겨다준 정 의원을 (어떻게) 당 대표로 뽑을 수 있느냐""며 ""한나라당이 자아를 상실한 존재가 아니라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을 '살아 있는 시체'라고 규정했다.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조갑제씨가 갑자기 이성을 되찾은 것일까?
아니다.
그는 자신이 그토록 열렬하게 지지했던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자 극도로 초조함을 느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순간적으로 판단력을 상실했던 것은 맞다.
촛불시위를 향한 그의 엽기성 발언이 이 같은 상황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추락하는 MB와 운명을 함께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이날 정몽준 의원을 향해 대립각을 세운 것은 MB를 끌어안고 가다가는 자신도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는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실제 노무현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인 정몽준 의원을 영입한 사람이 누가인가?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다.
즉 조갑제씨마저도 이명박을 버리겠다는 신호를 국민들에게 보내고 있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계속되는 ‘이명박 일병 구하기’ 발언을 한 대가로 그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 그는 한 때 대표적인 보수논객으로서 보수성향의 사람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를 받았던 인물이다.
그의 홈페이지 ‘조갑제닷컴’은 몰려드는 방문객들로 인해 순위가 500~600 등 대에 머물렀던 적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17일 발표된 순위를 보니까 1000등을 훨씬 넘어, 1321등에 머물렀다.
이는 인터넷에 주력하지 않는 종이신문인 는 물론 나 , 등 유력 지방일간지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순위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그는 특단(?)의 조치로 ‘MB 수호자’에서 ‘MB 간접 비판자’로 방향을 선회한 것일 뿐이다.
를 높여놔야 광고도 들어 올 것이고, 그래야만 자신의 말발도 먹히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에서 그의 변화는 ‘진심’이 아니라, 일종의 ‘장사’인 셈이다.
즉 계속해서 MB를 감싸고돌다가는 방문자 수만 급감, 결국 조갑제라는 존재감도 사라지고 말 것 같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형식적으로 MB를 비판하는 액션을 취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그가 어쩌다 바른 말을 하더라도 온전하게 이성을 되찾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는 장사가 안 되면 언제든 돌아서고 말 것이다.
그나저나 이런 변덕스런 사람과 같은 언론계에서 밥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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