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 추락은 ‘MB’ 침몰 예고편인가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8-07-08 18:09:24

“747 비행기가 추락했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핵심공약이었던 '747(연평균 7% 성장, 10년후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10년후 세계 7대 경제강국)' 공약이 허무하게 무너진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애초부터 물 건너간 엉터리 같은 '747공약'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그는 이룰 수 없는 ‘747공약’으로 국민을 속였을 뿐만 아니라, 아주 무능했다.

잘못된 정책으로 경제를 망치고 민생을 도탄에 빠뜨린 장본인이다.

실제 고환율 정책을 고집해 기업과 가계에 2중, 3중의 고통을 안겨준 사람이 바로 강 장관이다.

고환율정책은 고유가를 증폭시켰을 뿐만 아니라 물가를 폭등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다.

그런데도 강 장관은 이번 7.7 개각에서 거뜬하게 살아남았다.

오죽하면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정권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며 “이번 개각은 감동이 아닌 '감질' 개편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비꼬았겠는가.

이 대통령은 지난 6월19일 당시 특별기자회견에서 '처음 시작하는 마음'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의 대대적 개편을 약속했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불과 3개 부처 장관만 경질한 개각 폭도 문제지만, 특히 경제성적표에서 낙제점을 받은 책임자를 그냥 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가 보아도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팀의 수장인 강 장관은 놔둔 채 최중경 1차관만 경질시킨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지금 경제의 어려움은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부딪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부분적인 정책의 실수가 있는 장관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어렵다""며 강만수 장관의 유임을 두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이 이 대변인은 강 장관이 져야할 책임을 최 차관에게 떠넘기며 “기획재정부 차관을 경질한 것은 물가관리 측면과 실물적으로 환율 등의 기조설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에 의해 최종실무책임자였던 차관을 경질했다""고 밝혔다.

즉 경제분야의 최종책임자가 장관이 아니라 차관이기 때문에 최종 책임자로 차관을 경질했다는 뜻이다.

세상에 이런 억지춘향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한마디로 이번 개각은 국민이 원하는 전면쇄신은 물론, 국정실패에 따른 책임마저도 회피하는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렇다면 MB는 왜 이런 ‘감동 없는’ 개각을 단행한 것일까?

정말 성난 ‘촛불민심’을 모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엉터리 7.4.7공약’으로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해준 강 장관에 대한 보은 차원에서 일부러 ‘모르쇠’하고 있는 것일까?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있지만, 어쩌면 둘 다 해당되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민심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서울시장 재임 당시에도 그랬다.

청계천을 복원하면서 자신이 만든 ‘시민위원회’마저 철저하게 외면했던 사람이다.

오죽하면 분노한 시민위원들이 일시에 대거 사표를 내는 사태가 초래됐을까 싶다.

마찬가지로 촛불시위가 100만이든 1000만이든 MB는 개의치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달랑 3명의 장관, 그것도 초기 내각구성 때부터 문제가 됐던 인물들만 교체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생각을 감히 할 수 있겠는가.

잘 알다시피 김성이 보건복지부장관은 부동산 투기의혹은 물론, 탈세와 논문표절과 중복게재, 미국국적 자녀에 대한 건강보험료 지급 등 이미 여론으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이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장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는 부동산 보유에 대한 도덕성문제와 전문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쇠고기 파동과 관련한 부적절한 언행은 물론 국비 모교지원 논란으로 벌써 국민들의 눈 밖에 난 인물이다.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역시 쇠고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할 때부터 일찌감치 경질대상으로 거론됐었다.

따라서 이들의 교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며, 여기에 국무총리는 물론 최소한 강만수 장관만큼은 경질시켰어야 옳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촛불민심’을 바로 읽고, 후속 개각을 단행해 주기 바란다.

만일 이 같은 국민의 요구를 끝까지 외면할 경우 ‘747 비행기 추락’에 그치지 않고, ‘MB 타이타닉호’가 침몰하는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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