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文藝)가 흥해야 나라가 부강해진다
이순복 (논설위원)
시민일보
| 2008-07-10 17:59:46
1956년 3월 29일은 백수문학이 고고의 성을 터뜨린 창간일이다.
6. 25전란의 참화가 남기고간 뒤끝은 참담한 것이었다. 폐허가 된 산하를 바라보면서 심장이 끊어질 것 같은 아픔을 무엇으로 어떻게 치유해야할지 암담하기만 하였다.
이때 충청남도 조치원의 10명의 문학 동호인이 백수문학이라는 奇想天外기상천외한 발상으로 문학지를 발간하였다. 그 문학지의 처음은 철필로 등사를 하여 수작업으로 만들어 낸 조잡한 책자였으나 그 속에 담겨진 내용은 浩然之氣호연지기를 담고 있었다.
그 문학지가 만들어진지 어언 60년. 올해로 호령 60집이 발간되게 된다. 그 동안 국내외적인 변화에 따라 백수문학도 여러 가지로 우여곡절이 많았으나 조치원 읍민의 절대적인 陰佑음우와 그리고 四海사해 문학 동호인들의 격려함이 있어서 중단함이 없이 면면히 이어져 왔던 것이다. 물론 허다한 문인을 배출하면서 발전하였던 것이다.
그러던 백수 문학이 국민소득 2만$시대에 걸맞지 않게 2-3 년 전부터 폐간을 하여야 할 만큼의 경영위기가 닥쳐왔다. 그것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으로 발간해 오던 백수문학이 그 지원금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치원의 열혈 문학인 신용벽씨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연약하나마 그 맥을 이어 올 수 있었다. 하지만 한우 육성업을 하는 신씨의 빈약한 경제력이 한계가 있는 바, 백수문학의 장래는 기약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지난 봄날, 이완구 충남 도지사와 백수문학과의 애정어린 대화의 장이 마련되었다.
거기서, 문무를 겸전한 이완구 지사의 슬기넘친 결단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백수문학에 대하여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 조치원에 대한민국에서 최고령의 문학지가 발간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하여서, 문학 동호인들의 주옥과도 같은 글을 계속 백수문학지에 실어 세상을 欽物이 彬彬토록 돕고자합니다.
이완구 도지사는 문화가 꽃 피워져야 물질문명도 그 가치가 더 해진다는 사실을 몸으로 실천코자 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런 일이 있고 백수문학 59호는 충청남도의 배려가 있어 순조롭게 출판하여 출판기념회를 가졌으며, 필요처를 따라 문학지도 배포할 수 있었다.
‘文興盛 國興盛.’
그렇다. 문이 흥한 연후에 나라가 일어나는 것이다. 나라가 富부해 진다는 말이다. 나라의 富强부강의 기틀은 文문이 성해야 마련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오천년 이래 처음으로 가장 잘사는 태평성대를 이룩했다. 그러나 우리의 정서는 날이 갈수록 메말라간다. 각박해 지고 있다. 오죽하면 문화가 그리도 없어서 촛불을 켜서 들고 그것을 문화제라 부르며 반정부 데모를 할까?
‘문화. 그것은 분명 물질위에 우뚝 서 있는 것이다. 물질문명을 향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민족을, 나라를, 사회를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완구 도지사의 행정력은 넓고도 탁월한 것이다. 모든 자치단체가 다 같이 짧고 모자란 예산이겠으나, 그 빠듯한 예산중에서 문예진흥을 위해서 투자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슬기로운 지도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어려운 일을 이완구 도지사는 결심을 한 것이다. 도민의 정서함양과 지적향상을 위하여 투자한 것이다. 그리고 60년 전통을 지닌 백수문학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이다. 꺼져가는 백수문학의 생명줄을 이어 놓았단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백수문학과 그리고 충청 도민은 文武兼全문무겸전한 이 완구 도지사에게 박수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제 백수문학과 그 동호인들은 푸른 초장과도 같은 문학의 지평을 열어준 이완구 도지사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 나라의 문물을 꽃피우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60년 전, 백수문학을 창간했던 동인들은 오늘날 되돌아보니, 소수인을 제외하고는 거의 타계하셨다. 그들의 명복을 빌면서 백수를 지키는 수문장이 될 것을 자청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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