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한석규·차승원 눈빛 보고 성공 확신”
단순한 신이라도 심금 울리고 통쾌함 줘야 관객들 공감
시민일보
| 2008-07-23 19:14:42
‘눈눈이이’ 곽경택 감독 인터뷰
곽경택 감독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영화 ‘눈에는 눈,이에는 이’(이하 눈눈이이)에 제자였던 안권태 감독에 이어 중간 투입된 터라 한껏 몸을 낮췄다. 곽경택 감독은 “먼저 영화를 준비한 안감독의 이야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내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 하지만 겸손해하는 그의 얼굴에서 ‘흥행사’의 눈빛은 결코 감춰지지 않았다. 곽경택 감독은 “‘눈눈이이’는 경쾌한 도심 범죄물이면서 내 특기라 할 수 있는 남자간의 끈끈함을 담았다”며 “내 8번째 작품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경택 감독이 ‘눈눈이이’로 또 한번 흥행의 마법을 부릴 수 있을지, 31일 ‘눈눈이이’는 관객과 만난다.
■‘눈눈이이’에 안권태 감독과 공동 연출을 하게 됐는데.= 안 감독은 나에게 연출을 배운 학생이었고, ‘친구’ 때부터 연출부를 맡았던 친구이다. ‘우리형’으로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이번 작품을 준비하게 됐다. 상당한 완성도 높은 장르영화인 터라 너무 급한 게 아니냐는 생각도 했다. 왜냐하면 영화산업이 호황일 때는 신인이라도 예산 문제나 여러 문제에서 타협을 할 수 있는데 불황일 때는 그런 조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안권태 감독이 준비했던 것에 곽경택 감독의 어떤 색깔을 덧붙였나.= 일단 색깔을 유지하려 애썼다. 스피디한 도심 범죄물이라는 데 동의했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명히 했고, 각오할 것은 각오하고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하다보니 남자 간의 의리나 정이 더 짙어진 것은 분명하다. 또한 ‘눈눈이이’에는 ‘오션스일레븐’이나 ‘스팅’ 같은 경쾌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점에 공을 들였다.
■‘눈눈이이’를 도심 범죄물이라는 할리우드 장르 영화와 차별을 두는 것도 필요했을텐데.= 우리 관객들은 인간 냄새 많이 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할리우드 영화로 눈높이가 올라갈 만큼 올라간 관객들에게 그들과 똑같은 액션과 이야기를 보여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기대하는 한국적인 액션을 생각했다.
우리 기술로 여기까지 했으면 잘했다고 관객들이 박수를 쳐줄 줄 알았는데 ‘태풍’ 때 보니 전혀 아니더라. 단순한 신이라도 심금을 울리고 통쾌함을 줘야 공감을 하는 것 같다.
■영화 ‘히트’처럼 포장돼 있지만 ‘눈눈이이’는 두 라이벌의 맞대결이라기보다 또 다른 악당과의 대결이 주축을 이루는데.= 이야기가 통쾌하려면 악당이 있어야하고, 악당이 세고 악랄해야 그와의 대결이 쾌감을 준다. 송영창 선배가 그런 면에서 아주 잘하셨다. 한석규 차승원의 대결 구조일 수 있지만 영화를 보면 또 다른 이야기를 관객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돈이 사람에게 질병도 주고, 꿈고 주고, 목표도 되는 그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돈은 사람 몸 속을 도는 피 같은 게 아닌가.
■처음부터 함께 했던 게 아니라 한석규 차승원 등 배우들과의 접점을 찾는데도 고충이 있었을텐데.= 배우들이 이해가 빨랐다. 술 먹을 시간도 없었는데 정말 빨리 이해하고 집중하더라. 한석규와 차승원, 두 배우가 서로에 대한 배려를 가지고 있고 스태프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영화는 만들어질 수 있었다.
■‘눈눈이이’가 어느 순간 된다는 확신을 가졌나.= 한석규와 차승원이 서로 다른 차를 탄 채 창문을 열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각각 두 사람의 모니터를 따로 했는데 양쪽을 번갈아 가며 보는데 참 재미있더라. 내공 센 연기자들은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두 사람의 눈빛에 이 분위기만 전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차기작이 ‘친구’ 드라마이다. 어떤 식으로 준비하고 있는지.= 일본에서 방영을 하는 것을 전제로 ‘친구’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다. 현빈과 김민준이 각각 장동건과 유오성을 대신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진숙과의 사랑 이야기가 더 많아질 것이다.
■‘무릎팍도사’로 대중에 이미지가 개선된 것 같더라.= 그렇다. 예전에는 ‘친구’ 때문에 내가 조폭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무릎팍도사’ 이후 초등학생들도 인사를 하더라. 그런데 드라마 때문에 일본에 갔는데 그쪽에서는 아직도 내가 무서운 사람인 줄 알더라.(웃음)
■감독으로서 목표가 있다면.= 나는 하고 싶은 이야기보다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이루고 싶다면 너무 거창하지만 바로 그게 꿈이다. 어릴 적 봤던 만화영화가 일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커서 큰 충격을 받았다. 다른 나라에 우리 이야기를 그렇게 전하고 싶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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