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납량특집 공포없이 시청률만 ‘오싹’

총 두달여 제작준비 불구 시청률 최저… 허무한 결말에 시청자들 비난 잇따라

시민일보

| 2008-08-04 17:35:22

MBC TV ‘무한도전’이 ‘좀비’로 소문난 잔치를 벌였다. 준비기간 총 두 달, 제작비 ‘무한도전’ 2회 이상 예산, 동원된 카메라도 48대나 됐다. MBC 특수 분장 전문가도 총 출동했으며, 촬영을 위해 인원 400여명의 동원됐다.

제작진은 자막을 통해 “시작은 그럴싸했다”고 운을 띄웠다. “예능 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제작진의 우려는 현실화 됐다. 야심차게 준비한 좀비 특집은 시청률을 좀먹고, 제작비도 까먹었다.

2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좀비 특집은 ‘28년 후’란 이름으로 제작됐다. 좀비들이 점령한 비극의 도시에 버려져 생존을 위한 게임을 한다는 설정이다. 무한도전 다섯 멤버와 전진, 스페셜 게스트로 서인영이 참여했다.

“한국에서 시작한 분노 바이러스가 전 지구의 모든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무한도전 멤버들은 인류를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비명 소리만 가득한 영상이었다.

멤버들은 차례로 좀비에게 잡히고, 마지막 희망 유재석이 인류를 구할 백신 병을 깨뜨리면서 허무함은 극대화됐다. 제작진은 부랴부랴 ‘28년 후’를 ‘28분 후’로 패러디했다.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에 당황한 듯 사과 방송을 내보냈다.

제작진은 “녹화에 참여한 외부업체 일부는 상심한 제작진을 위로하며 철야제작비를 삭감해줬다”며 감사함을 드러냈다. 이어 “어느 납량특집보다도 더욱 간이 콩알 만해진 무한도전 제작진은 지금 경위서 작성 중입니다”라고 용서를 구했다.

이날 ‘무한도전’ 시청률은 15.7%(TNS미디어)였다. 7주 만에 최저 시청률이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질타는 이어졌다. “다시는 납량특집 하지 마라”, “예고편 보고 기대했었는데 실망이 크다”, “비싼 제작비가 아깝다” 등이다.

물론 “실험정신이 빛났다”며 옹호하는 이들도 많아 ‘무한도전’의 두꺼운 팬 층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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