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영 “소설 쓰기위해 살아남았다”
예스24 독자캠프…“건강지켜 좋은 작품 쓸 것”
시민일보
| 2008-09-01 18:38:14
신작 ‘개밥바라기 별’로 돌아온 소설가 황석영(65·사진)씨는 이렇게 작가가 됐다.
29일 경남 남해에서 열린 온라인서점 예스24 독자캠프에서 황씨가 인생사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사회를 본 시인 김선우(38)씨가 독자 겸 후배의 처지에서 ‘큰 작가’에게 질문을 던졌다.
황씨의 답변을 요약하면, 오늘의 그를 만든 것은 독서 조기교육, 칭찬, 파란만장한 삶, 그리고 작가적 신념이다.
황씨는 먼저 “어머니가 동·서양 고전을 많이 읽고 영어도 좀 한 분이라 어렸을 때부터 독서지도를 해줬다”며 “몽테크리스토 백작, 햄릿, 문학전집과 같은 어른들이 읽는 책들을 초등학교 1학년 때 읽어 치웠다”고 밝혔다. “어머니가 책을 사다 줬으니 읽었다는 증표로 독후감을 쓰게 했는데 그게 글을 쓰게 된 동기가 아닌가 싶다”는 것이다.
“명문고, 명문대를 나와 버젓한 직업인이 되는 길에서 진작 쫓겨났기 때문에, 그래서 작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구체화된 건 고등학교 때 퇴학 맞은 게 (작가가 되는) 약이 된 게 아닌가 싶다”며 농반진반 했다. “그렇다고 소설가가 되려면 퇴학당하라는 것은 아니다”라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물음에는 “작가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학교 선생님, 종교인, 토목공학자에게도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기승전결, 방법론 등 획일적인 예술교육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표했다. “신인들을 심사하다 보면 다 무난해서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아, 이거 기발하다, 어떻게 이런 시선이 있지 하는 게 없다”는 아쉬움이다.
그는 “글을 쓰는 요령이란 따로 없다고 본다. 독자가 글 쓰기 요령을 물을 때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겁니다. 궁둥이로 쓰는 거고 손이 쓰는 것이라고 답한다”는 조크 같은 진리로 답한다. “예술은 자기가 알아서 하는 것이다. 소설가 누구의 영향을 받았냐 그러면 혼자서 픽 웃는다. 그게 한 두 놈이라야 말이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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