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쌍화점’은 내안의 我相 깬 작품”

주진모와 농도짙은 충격적 정사신 선봬

시민일보

| 2008-11-25 19:22:41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 가장 컸다” 토로


영화 ‘쌍화점’에서 유독 주목받는 배우가 있다. ‘조인성이처럼 되고 싶다’는 CF 속 꽃미남 대표명사에서 동성애 영화로 연기 변신을 꾀하는 조인성(27)이다. 여배우에게 관심이 쏠리는 정사신, 노출신 영화라지만, 이례적으로 남자배우가 주목 받는 기현상의 중심에 섰다.

극중 조인성이 맡은 캐릭터를 살펴보면 그 해답은 쉽게 나온다. 조인성은 동성애자 고려왕의 상대역, 쉽게 말해 여자 노릇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기(26)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모정(母情) 결핍에 따른 동성애를 그렸던 ‘왕의 남자’의 경우보다 ‘쌍화점’은 더 노골적이다. ‘왕의 남자’에 없던 정사신까지 삽입했다.

조인성에게 붙는 ‘프리미어’ 타이틀도 ‘조인성 집중’ 현상에 힘을 보탰다. 그동안 작품 속에서 상의를 탈의한 적도 별로 없는 조인성이 동성애 영화를 통해 전향을 한다는 사실이 충격을 준다. 첫 사극, 첫 정사신이란 신비감은 조인성에게만 해당한다. 주진모는 ‘해피 엔드’, 송지효는 ‘색즉시공2’를 통해 노출 연기를 이미 보여줬다. 사극 연기 역시 두 배우 모두 경험자들이다.


조인성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현대극을 많이 했기 때문에 사극의 분장, 의상 이런 게 나와 어울릴까란 생각과 대사체가 어색하지 않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놓았다. “감독님한테 많이 의지했다.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힘을 많이 주셨다”며 유하(45) 감독에게 공을 돌리기도 했다.

유하 감독 작품에는 영화 ‘비열한 거리’ 이후 두 번째 참여다. ‘비열한 거리’로 남우주연상을 수상, 조인성이 배우로서 훌쩍 자란 배경에는 유 감독의 도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조인성 스스로도 “이 작품을 출연하게 된 계기는 너무 자연스러웠다. 감독님은 내게 스승같은 존재”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조인성은 ‘아상(我相)을 깨라’는 유 감독의 충고를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나는 아마 이런 걸 못 할 거야’, ‘너는 아마 이런 걸 하지 못 할 거야’ 이런 걸 깨기 위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는 것이다. “앞으로 연기하는 동안 알을 하나 더 깰 수 있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쌍화점’에 거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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