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낙관론’과 ‘경계론’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8-12-25 11:59:31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주변 인물들 가운데는 2012년 대선과 관련해 ‘낙관론’을 펴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경계론’을 펴는 사람들도 만만치 않게 존재하고 있다.

낙관론을 전개하는 그룹은 대체로 박 전 대표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온라인 조직이다.

반면 경계론을 주장하는 그룹은 당내 친박 국회의원들이나 원외당협위원장 등 대체로 당내 분위기를 잘 파악할 수 있고, 그나마 일반국민보다는 고급정보를 취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사들이다.

일단 ‘낙관론’의 근거는 아주 단순하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여타 다른 예상후보군들에 비해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고 있는 다른 여야 정치인들의 지지율 모두를 합한 것보다도 많다. 한마디로 타의추종을 불허하고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다고해도 박 전 대표와는 게임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왜 친박 의원 등은 ‘경계론’을 펴고 있는 것일까?

일단 박근혜 전 대표가 속한 한나라당 지지율이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폴리뉴스와 24일 공동조사 한 정당 지지율 조사결과, 한나라당은 지난달 보다 4.7%p 떨어진 24.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민주당은 12.7%로 여전히 한나라당에 비해서는 ‘반토막’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 9월 같은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은 무려 39%에 달했었고, 지난달에도 28.9%로 민주당 8.4%에 비해 3배 이상이나 앞섰었다.

다른 여론조사결과도 흡사하다.

실제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한나라당은 34.5%, 민주당은 24.2%를 기록했다. 지난주보다 한나라당은 4.7%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5.1%p 올랐다.

이런 추세라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지지율이 머지않아 역전될 수도 있다.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지면, 민주당은 그를 바탕으로 당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등 경쟁력 있는 후보 영입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아직은 낙관하기 이르다는 것.


또 당권과 대권분리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여전히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영향권 내에 들어있다는 점도 친박 의원들로 하여금 경계론을 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때로는 은밀한 방법으로, 때로는 노골적으로 방해할 것이라고 우려 한다.

심지어 한 친박 의원은 “MB는 차라리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줄지언정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걸 절대 원치 않을 것”이라고 극단적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살아있는 권력’이라 불리는 MB가 그 권력을 십분 활용해 당내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할 수도 있다는 것.

그래서 아직은 낙관하기 이르다는 게 이들 ‘경계론자’들의 생각이다.

특히 이들은 박 전 대표의 현재 지지율이 35% 내외를 오락가락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경계를 하고 있다.

물론 여타 다른 후보들보다는 월등히 높은 지지율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무응답층이 40% 가까이 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만일 그들이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인물이 아닌 ‘제3의 후보’를 지지한다면 어찌되는 것일까?

당연히 어려운 선거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지지도나 존경도에서 단연 앞서고 있는 이른바 ‘대세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를 선뜻 지지하지 못하고 무응답층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

첫째 이명박 대통령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 지지율 가운데 최하인 20%대 늪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런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이라는 한솥밥을 먹고 있다. 그래서 혹시 ‘그 나물이 그 나물’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보다 명확하게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일부 ‘수구 꼴통’ 세력들의 잘못 때문이다.

아무리 일부라고는 하지만 이들이 박 전 대표에게 ‘수구꼴통’이라는 오물을 뒤집어쓰게 만들고, 그로 인해 박 전 대표가 이미 국민통합을 위한 ‘제3의 길’을 선택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들이 박 전 대표의 이미지를 잘못 전달함에 따라 국민들에게 ‘박근혜는 독재자의 딸’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박 전 대표와 그의 측근들은 이런 부류의 사람들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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