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원, 눈물의 콘서트… 7만 일본팬 심금 울려

도쿄돔 단독공연, 컨디션 난조속 진통제투혼 무대

시민일보

| 2008-12-25 18:52:14

“제대로 하지 못해 죄송” 자책… 끝내 뜨거운 눈물”


한류스타 류시원(36)이 도쿄 돔에서 7만여 일본 주부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영예로운 자리 도쿄돔에서 기쁨과 회환으로 물든 눈물의 콘서트를 마쳤다. 류시원은 23,24일 일본 도쿄돔에서 ‘크리스마스 포 유’ 단독 라이브 콘서트를 펼쳤다. 이틀 간 7만여명의 현지 팬들이 예약한 공연이다.


23일 콘서트는 이야기 있는 노래, 발라드, 댄스 등 음악 콘셉트에 맞춰 막을 달리 했다. 류시원은 4부까지 이어지는 무대에서 22곡을 홀로 소화한 다음 앙코르로 3곡을 더 불렀다. 메들리까지 포함하면 31곡이나 노래한 셈이다.

이날 공연은 류시원이 하늘에서 강림하면서 개막했다. 상자에 든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출현한 류시원은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분위기를 띄우며 콘서트를 출발했다.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포에버’를 스타트로 일본에서 발표한 앨범 수록곡들을 차례로 이어갔다.

2부는 뮤지컬 같은 퍼포먼스였다. 떠나려는 여자를 붙잡고, 사랑한다 말하고, 홀로 남겨진 슬픔을 전하는 일련의 스토리를 음악으로 풀었다. ‘온리 원’, ‘아이오 구다사이’(사랑을 주세요), ‘아이스베키모노요’(사랑해야만 하는 사람), ‘아이시테루’(사랑해요) 등 4곡이 스토리로 연결된다.

류시원의 일본 팬들은 ‘106’이라는 숫자에 열광한다. 류시원의 생일을 암묵의 구호로 정하고 ‘왕자님 태어난 날’로 여긴다. 콘서트에서도 숫자 ‘106’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3부 공연의 코러스와 스트링스 숫자가 바로 106명이다. 청중이 흔드는 야광봉에도 ‘106’이 적혀 있다.

4부는 댄스 위주의 음악들로 채워졌다. 석달 동안 연습한 드럼 연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팬들에게 서비스했다. 공연이 절정에 이르면서 객석은 율동을 타고 환호작약했다. 댄스 메들리, ‘야쿠소쿠’(약속), ‘키미토나라’(그대와라면) 등 빠른 비트의 음악들이 콘서트 열기를 더했다. 마지막 곡으로 이번 콘서트의 타이틀이기도 한 ‘크리스마스 포 유’를 부르며 정리했다.


장막은 걷혔지만 팬들의 함성은 잦아들줄 몰랐다. “류시원, 류시원!”하며 앙코르를 기대했다. 다시 등장한 류시원은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한 ‘사쿠라’(사쿠라)를 앙코르곡으로 3시간20여분 동안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잘 짠 구성과 달리 내용 면에서는 아쉬움도 남겼다. 감기에 따른 컨디션 저하로 류시원의 목 상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불안정한 고음처리, 잠기고 갈라진 목소리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각 부가 끝날 때마다 “감기에 걸렸어도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아픈 적은 없었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목소리가 안 나오는 걸 느낀다”, “기쁘면서도 속상하다”며 자신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했다.

앙코르 무대에 오른 뒤 결국 눈물을 떨구기까지 했다. “내 몸을 지키지 못한 것도 잘못”이라면서 양해를 구했다. 오랫동안 기다린 도쿄돔 무대에 올라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자책이 묻어났다.

류시원은 공연 후 “솔직히 되게 많이 속상하다. 일본에 와서 4년 동안 활동하면서 팬들이 보내준 사랑과 애정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도쿄돔 공연을 준비한 건데, 공연 3일 전에 감기가 걸렸다”고 털어놓았다. 한국 감기약, 일본 감기약, 가루 감기약 등 종류별 감기약을 꺼내 보이기까지 했다.

허리 디스크도 공연을 방해했다. 공연 며칠 전에 취소할까 고민도 했지만 2년 전부터 예약한 도쿄돔 무대, 준비 완료 스태프들, 콘서트 티켓을 끊은 팬들을 생각해 무대에 오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빈 속에 털어넣은 강력한 진통제 세 알의 힘을 빌려 겨우 공연을 버텨냈다.

이런 류시원의 마음을 알아서일까. 장시간 자리를 지킨 청중은 미안해하는 류시원을 향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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