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구속은 한마디로 소설감

진중권 교수, “나라가 거꾸로 간다”

시민일보

| 2009-01-13 14:50:28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인터넷상 주장들이 어느 정도 사실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나오면서, 구속이 점차 정당성을 잃어가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앙대학교 진중권 겸임교수는 13일 PBC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신춘문예 당선감이다”라며 “미네르바의 글하고 외환시장 변동 사이의 인과관계를 무슨 수로 입증할 것이냐”고 검찰을 비판했다.

현재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된 박 모(31)씨는 인터넷상에 올린 글로 인해 정부의 외환보유고가 20억달러 이상 추가 소진됐다는 혐의로 구속 중에 있다.

진중권 교수는 “외환시장 참여자 중에서 미네르바의 글을 읽은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 것이며, 환거래하는 딜러들이 글 하나에 흔들린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라며, “그 글은 딱 두 시간 걸려있었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진 교수는 “이제까지 잘못된 정책으로 외환 보유고를 탕진해 온 게 정부다”라며, “인터넷에 올라온 달랑 글 하나에 그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일각에서 이번 일을 사이버 모욕죄 법안 통과의 정당성을 홍보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는 의견에 대해 “그 사람들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사이버 모욕죄가 도입되면, 미네르바 구속사건 같은 일이 인터넷의 일상이 될 거다”라며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주가지수 3000 간다, 주식, 펀드 사라’라는 말은 허위 사실 유포가 아니냐는 말에 김경한 법무장관이 ‘일기예보 틀린 거랑 다를 바 없다’라고 발언 한 것과 관련, 그는 “대통령이 하면 틀려도 일기 예보고, 네티즌이 하면 맞아도 국사범이다. 이런 논리”라며 김 법무장관을 강하게 힐책했다.

아울러 진중권 교수는 “로이터 통신에서 미네르바 구속사건을 해괴한 뉴스라는 난에 배치했다”면서 “미네르바를 구속할 때 사용된 법률은 전두환 정권에서 만든 5공 악법이다. 나라가 민주화 이전 시절로 거꾸로 가고 있다”고 한탄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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