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시장, 파이팅!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9-02-01 12:34:55

비판에 익숙한 언론인이 누구를 칭찬하는 글을 쓴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괜히 쑥스럽기도 하거니와 낯간지럽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을 중간평가 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따라서 그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MB(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임 당시와 비교하면 서울시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우선 공무원 사회가 달라졌다.

MB 재임 당시 서울시는 부패가 만연해 `복마전`으로 불렸었다.

실제 당시 서울시는 16개 시.도를 대상으로 한 국민권익위원회의 청렴도 평가에서 15위에 머물렀다. 꼴찌에서 두 번째라는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그런데 젊은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를 복마전이란 오명에서 구해냈다.

실제 오 시장은 취임 이후 강력한 `부패 일소` 시책을 전개했고, 그 결과 서울시는 2007년 청렴도 평가에서 6위로 도약하더니, 작년 평가에서는 당당하게 1위로 발돋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 공무원들의 청렴도가 상승한 것은 클린 이미지로 대내.외적으로 알려져 있는 시장의 강한 청렴 의지를 전 직원이 공감하고 실천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즉 부패한 지도자 밑에 있는 공무원들은 부패할 수밖에 없지만 청렴한 지도자 밑에 있는 공무원들은 청렴해 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공무원들이 달라지니까, 각종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놀라운 변화가 바로 주택정책의 변화다.

MB의 대표적인 주택 정책이 ‘뉴타운’이라면 오 시장 주택정책의 핵심은 ‘시프트’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MB가 서울시장 재임당시 만든 뉴타운은 ‘용산참사’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듯이 그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몰아내고, 대신 부유한 자들을 그 지역으로 이주시키는 정책이다.

실제 서울 지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뉴타운 개발광풍 속에서 사람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원주민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세입자들에 대한 배려는 더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와 관련 길음 뉴타운 지역의 경우 세입자재정착율 17%에 불과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뉴타운사업 면적은 무려 2700만㎡이다. 이는 1973년 이래 진행된 서울의 재개발 면적 1340만㎡의 거의 두 배 수준에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지역에서 살던 원주민들 10명 가운데 8명은 그 곳에서 살지 못하고 다른 변두리 지역으로 쫓겨나갈 수밖에 없다. 대신 소수의 가진 자들이 그 자리에 들어와 앉게 된다.

그들 소수의 가진 자 20%를 위해 나머지 80%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게 바로 MB식 ‘뉴타운’ 정책이다.

반면 오세훈식 ‘시프트’ 정책은 어떤 것인가.

한마디로 소외된 80%의 서민을 위한 주택정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서울에는 ‘시프트’ 열풍이 불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선보인 장기전세 주택 시프트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단지별 청약 결과를 보면 서울숲아이파크 84㎡가 110대 1로 가장 높았고, 강서센트레빌3차 84㎡가 100대 1, 월드컵아이파크1차 84㎡가 92대 1로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다른 단지들도 평균 40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실수요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20년간 임대료만으로 내 집처럼 살 수 있는데다가 지하철역에 인접하는 등 입지조건도 좋기 때문에 이처럼 실수요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집을 소유에서 거주개념으로 바꾸자는 오 시장의 야심찬 계획에 따라 탄생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인천 등 서울이 아닌 수도권 시민 중에는 ‘왜 시프트가 서울에만 있느냐’고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가진 자를 먼저 생각하는 뉴타운 정책과 서민을 우선하는 시프트 정책의 차이가 바로 이런 결과로 나타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오 시장이 서울시민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차기 대권보다 서울시장에 재도전할 의사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한강르네상스구상 등 자신이 추진하고자 하는 일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청계천을 복원하느라, 콘크리트 덩어리로 만들어버린 누구와 비교할 때 얼마나 멋진 모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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