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지지율 상승, 보수진영 위기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9-02-15 12:06:11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도가 20%대에서 최근 30%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가 다시 20%대로 폭삭 주저앉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실 이 대통령 지지도는 20%대 늪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인사문제 등 하는 일마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보다는 ‘역시나’하면서 실망시키는 일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통령이 장관을 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가 이를 데 없다.

원세훈 국정원장 내정자나 현인택 통일부장관 내정자의 경우 일일이 그 사실을 열거하기에도 숨찰 정도로 숱한 의혹을 지니고 있었다.

탈세,위장전입,부동산투기 의혹 등등 마치 그들 주군의 모습을 그대로 빼다 닮은 것 같다.

그러니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에 등을 돌리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사실상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20%대에서 허우적거린 게 장장 8개월째다.

그걸 인위적으로 30%대까지 끌어 올릴 수는 있겠지만, 그건 약(藥)이 아니라 독(毒)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율을 30% 중반대까지 억지로 끌어 올릴 경우, 보수진영은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지지율이 30%대까지 올라간다면, 보수진영으로서는 그처럼 반가운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조금 오른 것은 단순히 보수층 결집에 따른 효과에 불과하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용산 참사와 장관 내정자들의 도덕성 문제 등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최근 30%대 초반의 놀라운(?) 지지율을 보인바 있다.

왜 그럴까?

보수층들이 결집할 수 있도록, 이명박 정권이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참사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청와대 행정관이 경찰에 여론 유도 지침을 보낸 사실도 알고 보면 보수층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보수결집 효과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보수층의 결집은 중도 진영을 적(敵)으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즉 보수 진영이 결집하면서 중도 진영이 진보 진영과 함께 반 이명박 전선을 형성하는 구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말이다.

우선 용산참사 검찰수사 발표에 대해 국민여론은 ‘불신’이 62.0%인 반면 신뢰’는 27.0%’에 불과하다는 게 그 단적인 반증일 것이다.

즉 이 대통령은 27%의 확실한 지지자를 만들기 위해 무려 62%의 국민을 적대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진보진영 결집을 추구하려다 결과적으로 중도 진영의 지지를 잃었던 것과 같은 모양새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보수결집 전략은 자신의 집권을 위해 불가피한 수단일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보수 정당을 위기에 빠뜨리고 말 것이다.

실제 앞으로 있을 재보궐선거는 물론 내년의 지방선거와 2011년 총선에서 보수정당 후보들을 줄줄이 낙마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어쩌면 2012년의 대통령 선거마저 어렵게 만들지 모른다. 중도 진영의 표심을 얻지 않고서는 누구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기 때문이다.

역대 여론조사들을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자신의 성향을 ‘보수’나 ‘진보’로 생각하는 유권자들이 각각 30%내외이고, 나머지 40% 내외가 ‘중도’로 보고 있다.

결국 선거는 이들 중도 쪽 유권자들을 많이 흡수하는 쪽이 승리하게 돼 있다.

중도 쪽 사람들은 과거 노무현 정권 당시 진보진영의 결집을 우려했던 것처럼, 현재 이명박 정권 하에서 자행되고 있는 보수층의 결집 음모 역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정권은 보수층 결집을 모색하는 모든 책략을 중단해야만 한다. 어차피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식물정권’이다. 회생 가망성이 전혀 없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여도 이제는 아무도 곧이듣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차기 합리적인 보수진영의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라도 그게 바람직하다.

다시 말하거니와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신뢰와 기대감 없이 단순히 보수층 결집을 통한 지지율 상승은 보수진영을 위기에 빠뜨리는 독(毒)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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