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4.29 재보선 앞두고 ‘전전긍긍’
지지율 추락속 완패 가능성 배제못해… 전주지역 2곳 이미 포기상태
시민일보
| 2009-03-10 19:11:12
경북 경주 - ‘박근혜 지지’ 업고 무소속 정수성 우세 분위기
인천 부평 - 지지세 불확실… 박희태 대표 출마 건의 논의중
오는 4월29일 실시되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이명박 정부의 잇따른 실정으로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사실상 바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율마저 동반추락 함에 따라 완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일 현재 4월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은 모두 4곳이다.
이 가운데 전주 완산갑과 전주 덕진 등 2곳은 민주당의 텃밭이고, 한나라당 텃밭은 경북 경주 1곳이며, 인천 부평을은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나라당은 사실상 전주 지역 2곳에 대해서는 이미 포기한 상태다.
그나마 한나라당 텃밭이라고 하는 경주도 쉽지 않게 생겼다.
친박-친이간의 대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 친이 핵심인 정종복 전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박근혜 전 대표의 안보 특보를 지낸 정수성 예비역 장군은 무소속으로 각각 출사표를 던진 상태이고, 정 전 의원은 친이계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으며, 정 장군은 박 전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지역정가에서는 대체적으로 박 전 대표의 지지를 등에 업은 정 장군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한나라당 승리를 위해 정 장군을 한나라당에 입당시켜 그를 공천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설사 그런 제안을 하더라도 정 장군이 확실치도 않은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래저래 한나라당으로서는 고민이 많은 지역이다.
인천 부평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원외인 박희태 대표는 당초 4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로 진입한다는 계획 아래 이 지역 출마여부를 검토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인천 부평은 한나라당 지지세가 뚜렷하지 않아 변수가 많다는 점이 고민이다.
만약 출마했다가 낙선할 경우 개인은 물론 여당에 미치는 타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재·보선이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대표도 선뜻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당내에서도 박 대표가 인천 부평에 출마, 승리를 견인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패배할 경우 여권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혼재해있다.
물론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이날 S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인천 부평을 재·보선에 대해 “부평은 한나라당이 더 우세한 지역”이라고 주장하면서 “필요하다면 당원들의 뜻을 모아 박희태 대표에게 출마를 건의하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 내부에서 조차 박 대표가 이 지역에서 출마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도 공식적으로 박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만류하는 분위기”라며 “박 대표도 위험이 큰데다 여기저기서 만류하니깐 고민이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4.29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완패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이 완패할 경우, 그에 따른 당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 정치 평론가는 “한나라당 지도부 인책론은 곧 조기전대를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4.29 이후 당내 친박-친이 세력이 사활을 건 투쟁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현재 당 지도부가 사실상 친이 일색이라는 점에서 지도부 인책론은 곧 친이 책임론인 셈”이라며 “결국 자연스럽게 친박 쪽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갈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4월 귀국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이 이 과정에서 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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