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살길은 ‘MB 출당’ 아닐까?
편집국장 고 하 승
시민일보
| 2009-03-19 14:56:17
박근혜 전 대표가 간판으로 있던 시절, 연승에 연승을 거듭해 ‘48대 0’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한나라당 재.보궐 불패신화도 이제는 막을 내린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진 6.4 재보선에 이어 이번 4.29 선거 역시 한나라당의 참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직후 치러진 지난 6.4 재보선에서 받은 한나라당의 성적표는 너무나 초라했다.
한나라당은 당시 9곳의 기초단체장 선거구 중에 한곳만 당선자를 내는 등 사실상 참패를 면치 못했다.
기초 단체장 9곳, 광역의원 29곳 등 모두 52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 자체의 함량은 떨어지지만, 당시 선거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과 맞물려 정부 초기 국정평가 성격을 띠고 있어 선거가 주는 정치적 의미는 상당했었다.
그런데 그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보기 좋게 물 먹은 것이다.
한나라당 불패신화가 깨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불행은 그것으로 끝이 아닌 것 같다.
오는 4.29 재.보궐선거 역시 조짐이 좋지 않다.
정치인이라면 당연히 욕심 낼만한 공천에 박희태 대표도, 김덕룡 전 의원도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물론 이런 저런 명분을 갖다 붙이지만, 그들의 불출마 진짜 이유는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 5곳에서 실시되는 이번 재보선은 한나라당 텃밭이라는 영남과 민주당 텃밭이라는 호남이 각각 2곳 씩이다.
나머지 한 곳은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수도권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민주당 텃밭인 호남 2곳에 대해서는 이미 포기한지 오래고, 수도권 지역인 인천 부평을마저 사실상 포기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남 2곳은 안전한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경북 경주의 경우 친박 무소속 인사인 정수성 예비역 대장이 한나라당 후보로 유력시 되는 정종복 전 의원을 압도하고 있다는 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울산 북구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어쩌면 박희태 대표가 불출마 할 수밖에 없는 요인인지도 모른다.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이면서도 어려움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4.29 재보선에서 5대 0으로 완패할지도 모른다.
불패신화를 이어가기는커녕, 형편없는 참패가 예상된다는 말이다.
한나라당이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대체 누가 한나라당을 이토록 보잘 것 없는 정당으로 낙인찍히게 만들고 있을까?
그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이명박 대통령 한사람 때문이라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정말 보잘 것 없는 사람을 ‘경제 지도자’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내걸었던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표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이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국민을 섬기겠다”고 말했지만, 국민을 섬기기보다는 오히려 민의를 무시하고, 국민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가.
결국 분노한 국민들은 이 대통령을 버렸다.
국정지지율 20%대를 오락가락한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바로 정권에 대해 사실상 사망선고를 내렸다는 뜻 아니겠는가.
그리고 국민은 ‘이명박’이라는 형편없는 내용물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판매한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그 책임을 묻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한나라당은 이대로 문을 닫아야 하는가.
아니다.
불량품을 팔았으면, 그 불량품은 버리고 리콜해서 좋은 상품으로 교체해 주면 된다.
물론 현실적으로 리콜(탄핵)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깝더라도 과감하게 버려라.
불량품을 한나라당 간판 상품으로 내걸고 있는 한 소비자(국민)들의 사랑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당의 지지율을 떨어뜨린 책임, 즉 해당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그를 출당 조치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어떨까?
만일 한나라당이 계속 MB를 당의 간판 상품으로 내걸 경우, 내년 지방선거는 물론 2012년 총선과 대선 역시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튼 살길을 알려줬으니, 한나라당은 이 대통령을 버리고 불패신화를 이어 가든지, 아니면 그를 끌어안고 그와 동반자살하든지 마음대로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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