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수요’ 실종… 노·도·강 전셋값 하락세
강남권 진입장벽 크게 낮아져 저가 매력 시들해져
시민일보
| 2009-03-22 19:45:10
매매와는 달리 봄바람이 불고 있는 전세시장. 하지만 그 미미한 바람 조차도 비켜가는 곳이 있다. 바로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일대다. 봄기운이 만연히 퍼지고 있지만 노도강 일대는 상승 반전 기미조차 포착되고 있지 않다.
한강 이북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노도강은 지난 상반기 소형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면서 줄곧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전세시장도 품귀현상이 빚어지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봄 이사철이 찾아왔음에도 불구 작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가 강타하면서 발을 디딘 하락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노도강은 2월 대비 전세가 변동률이 모두 하락을 기록했다. 강북(-46%), 노원(-0.40%), 도봉(-0.22%)순으로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강남4구와 분위기가 크게 엇갈렸다. 강남 4구는 전반적으로 예년보다 높은 오름세를 보인 반면 노도강 일대는 소폭 떨어진 것에 그치지 않고 하락세로 돌아 선 것.
이같이 강남4구와 노도강 일대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강남4구가 지난 한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에서 기인했다. 그에 비해 노도강은 되려 상승세를 나타내 강남·북간 가격 격차가 좁혀지면서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지 못해 전세 수요가 강남4구에 크게 밀린 것이다.
또한 강남일대는 신규 입주단지로 인해 지난해 역전세난을 보이면서 저렴한 매물이 대거 배출돼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중·대형은 노원구와 전세가격 차이가 별반 크지 않아 비슷한 값이면 노원구 노후 단지보다는 강남일대 신규 단지를 선호하는 수요가 더 많아진 것.
반면 노도강 일대 전세시장은 2007년과 2008년 큰 하락폭 없이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특히 2007년 연초대비 상승률에서 강북(5.38%)과 노원(3.87%)은 서울일대에서 TOP3안에 들어갈 정도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게다가 지난해 하반기 두드러진 하락세에도 불구 연초 대비 변동률 노원(1.83%), 도봉(1.60%), 강북(1.39%) 순으로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가 노도강에는 되려 악으로 작용하면서 찾는 수요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락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 놓은 지 6개월째 보합과 하락만을 반복하며 봄 이사 시즌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진 모습이다.
99㎡이하 아파트는 비교적 배출되는 매물도 적고, 찾는 수요가 꾸준히 등장해 하락하는 단지가 드문 편이지만 중·대형은 출시되는 매물에 비해 매수세가 따르지 못해 내림폭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동방미주 138㎡(42평형)는 연초 대비 4000만원 가량 떨어져 2억2000만~2억40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노원구 공릉동 효성화운트빌 161㎡(49평형)도 2억8000만~3억3000만원 선으로 연초 기록했던 시세에 비해 3000만원 가량 하락했다.
이제 봄 이사철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노도강 일대는 특정 수요를 흡입할만한 호재가 내정돼있지 않다. 따라서 당분간 큰 움직임 없이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99㎡이상 아파트는 조금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