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재보선 공천갈등 ‘속앓이’
한나라 최고·중진위원들, 당내 ‘전략공천 혼선’ 놓고 설전
시민일보
| 2009-03-25 19:09:01
민주당 정세균-정동영 담판 실패… 무소속 출마여부 관심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오는 4월29일 실시되는 재·보궐선거 공천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먼저 한나라당내에서는 25일 최고·중진위원들이 전략공천에 대한 당내 혼선을 비판하는 등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도 언론은 당이 신청자는 따로 심사하고 최고위원회에서 전략공천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맞는 후보를 정할 것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며 안경률 사무총장의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안 총장은 “아직 전략 공천을 할지 여부에 대해 공천심사위원회내의 최고위원회에서 전혀 논의된 바가 없으며 앞으로의 정치 상황이나 심각성을 검토해 나중에 결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공개, 비공개 된 후보들 중에서 경제살리기 컨셉에 맞는 후보가 누가 될 수 있을지 모두를 놓고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 위원은 “공개적인 신청자도 있는데 계속 언론을 통해서 이런 사람을 배제하고 경제살리기에 부합하는 사람을 삼고초려를 통해 찾는다고 하면 신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희태 대표도 “언론에 잘 길을 안내해 줘야한다”며 “그렇지 않으니까 (언론이)오솔길도 가고 아스팔트길도 가는 것”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민주당의 사정은 더욱 나쁜 상황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전날 단독 회동에서 정 전 장관의 4·29 재보선 공천과 관련한 합의 도출에 사실상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가운데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그의 무소속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마당이다.
정 전 장관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그 지역의 당원과 일반 주민들이 (내가)민주당 당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동영이 이 지역의 대변자가 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귀국해서 정치현장에 돌아가야 되겠다 생각했다”고 무소속 출마의 여지를 남겼다.
정 전 장관은 “나름대로는 상처받고 좌절한 정치과정 속에서 말이 아니라 늘 선당(先黨)을 몸으로 실천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진정성을 지금 지도부들께서 평가하고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하면서 본인에 대한 공천에 부정적인 최고위를 직접 겨냥해 호소했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들은 내가 정치권에 들어오는 것을 거부한다. 역으로 생각하면 내가 들어가면 당에 도움이 된다는 역설이 아닐까 한다”고 향후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공천 배제쪽에 기울었던 정 대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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