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극비 귀국… 한나라 술렁
시민일보
| 2009-03-29 19:42:58
黨 관계자 “정치권 영향 미칠 듯… 親李-親朴계 전면전 벌어질 수도”
‘MB 일등공신’이상득, 이재오, 정두언 親李 3인방 역할분담론도 솔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이 28일 밤 귀국함에 따라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29일 와의 통화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미국 체류 당시부터 귀국 후 당분간은 정치 일선과 일정한 거리를 두겠다고 공언했지만, 그의 귀국 시점이 4·29 재보선과 4월 당협위원장 교체 시기와 맞물려 있어 어떤 식으로든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친이계와 친박계 사이에 전면전이 벌어질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친이(친 이명박) 가운데, 친 이재오계가 반기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당내에 마땅한 친이 구심점이 없어 사분오열을 거듭했으나, 이 전 의원이 중심추 역할을 하게 되지 않겠느냐”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우선 당장 이상득 의원 등 친이계 내부 일각에서는 그를 경계하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에 쉽게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과의 반목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이 내부에 존재하고 있다.
한나라당 당직자는 “지난해 총선 당시 불거진 ‘55인 항명 파동’에서 비롯된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가 쉽사리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친이 일각에서는 ‘3인방’의 역할 분담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친이 3인방’은 이명박 정권 탄생 일등공신인 이상득, 이재오, 정두언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들이 각각 차기 국회의장, 당대표, 서울시장 후보로 역할을 나눠 맡자는 것.
한 당직자는 “이들 3인방이 관계 설정과 역할 나누기를 조기에 분명히 매듭짓지 못할 경우, 친이 내부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장 4월 재보선 이후 조기전당대회 요구가 불거져 나오기 이전에 역할분담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들 3인방의 역할 분담론은 친박과의 갈등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그것 역시 쉽지 않다.
실제 친박계는 이 전 의원의 귀국 자체를 ‘위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친박 의원은 “친박계와 불편한 사이인 이 전 의원의 정계 복귀는 ‘전쟁’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며 “그가 17대 대선 경선 때나 지난해 총선 때처럼 ‘전투적’ 성향을 보일 경우, 친박의 대반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이 전 의원이 당분간 활동을 자제하겠다고 했으니 일단 믿어야 하겠지만, “당장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가 있어서 주변에서 그를 가만 놔주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이재오 전 의원의 한 측근은 “본인 스스로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 채 국내 정치에 초연하려 한다’고 밝히지 않았느냐”며 “당분간 그가 전면에 나서 투사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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