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농축수산업 희생 전제한 한-EU FTA 타결 즉각 중단”
강기갑대표등 의원들 기자회견 가져
시민일보
| 2009-03-31 18:53:02
정부와 EU가 2일 런던에서 열리는 한-EU간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FTA 최종 타결을 목전에 두고 있는 가운데 농·축·수산업 전반에 걸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를 비롯한 국회의원 25인과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외 19인의 농민단체대표는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방적인 농축수산업 희생을 전제로 한 한-EU FTA 타결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강 대표는 “EU와 FTA를 추진해왔는데 정부가 국회와 국민들에게 내용을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며 “행정부가 밀실협약을 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축산 강대국인 뉴질랜드의 축산 지원과 보조금을 (우리의 현실은 무시한 채)현재 시점에서 본받기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EU에는 FTA에 농·축·수산업 강대국이 많이 포함돼 있어 우리나라의 피해는 실로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승호 농민단체 대표는 “희망이 없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절박한 가운데 있다”라는 말로 농민들의 심정을 대변한 뒤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농업은 간과하고 경제논리로만 FTA만이 살길이라고 몰아가는 것은 농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한·미 FTA 국회비준 추진, EU와의 FTA 추진, 호주·뉴질랜드와의 FTA 협상 개시선언 등 축산 4대 강국과의 FTA는 우리 축산업의 사형선고나 다름없다”며 농민 생존권을 등한시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관세철폐시 낙농분야의 피해는 연간 102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양돈의 경우 연간 4200억원 이상, 수산분야도 403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현재 우리 농어업농어촌은 존폐의 중대한 기로에 있다”며 “400만 농어민희생을 담보로 한 한-EU FTA 협상 타결을 즉각 중단하고, 국내 피해당사자의 의견수렴 및 국회와의 협의부터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문수호 기자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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