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뗀 丁

시민일보

| 2009-04-07 18:18:15

민주당, 재보선 공천 배제… 제3의 인물과 교섭중
문학진 “鄭 무소속 출마, 피할 수 없는 선택일 것”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배제 문제로 민주당내는 물론 전주지역 정가가 들끓고 있다.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7일 4.29 재보궐 선거와 관련,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과 버금가는 인물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 전 장관이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당에서 사력을 다해 우리 당 후보를 당선시키도록 노력하자는 결연한 의지에 차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동영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에 대한 민주당의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그러나 정 전 장관의 대항마인 제3의 인물에 대해 “교섭하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성사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과 관련, “당에 대한 섭섭함과 안타까움도 있었겠지만 마지막 결정은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며 “큰일을 도모할 분인데 작은 일에 꼬여서 발목이 잡힐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했으면 한다”고 불출마를 촉구했다.

그는 또 “(지도부가)한 치의 사심 없이 선당후사의 가치관속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견해의 차이는 있었지만 대표 모두가 사심으로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BBS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공천배제로 인한 분당 가능성에 대해 “아무리 그렇게 할 필요성이나 당위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분당) 하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는 길”이라고 일축했다.

또 그는 “(정 전 장관이)창당 주역이고 최고지도부와 대통령후보를 역임한 분이기 때문에 개인의 뜻하고 당의 결정이 다르다고 해서 반드시 그대로 행동할거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그러나 당을 생각하는 입장에서 당의 결정을 존중할 가능성은 아직도 있다”며 정 전 장관의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어 그는 당 지도부가 정 전 장관의 공천배제를 결정하게 된 이유로 “4월 재보궐 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경제정책의 실패, 민주주의의 후퇴, 남북관계 악화 등 여러 가지 실정을 평가하고 오만과 독선을 견제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선거가 되어야 하는데, 정 전 장관이 출마의지를 밝힘으로써 그 전선이 굉장히 흐트러지고 약화되고 있다고 많은 분들이 걱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 원내대표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한 점에서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해 이명박 정권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을 하는 것이 지금부터 우리 당에 소속된 모든 분들의 역할”이라며 당의 화합을 주문했다.


하지만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지지모임인 ‘전북지역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이 정 전 장관의 민주당 공천 배제 결정에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우리 전북 정통들은 5·18 광주 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지켜오던 호남의 민주 정신이 민주당 정세균 당대표에 의해 죽은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또 “우리 호남이 어떻게 지켜온 민주주의이고, 우리 호남이 어떻게 키워온 정동영인데 호남 정신을 이어야 하는 민주당 정세균 당대표가 정동영을 공천 배제 했다는 발표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호남 정신으로 당선된 정세균 당대표가 호남의 아들, 민주의 아들 정동영 공천 배제에 앞장섰다는 사실은 더 이상 호남의 정신, 민주의 정신이 아닌 386 패권주의에 기대 권력을 유지하며 살아 갈 것을 대내외적으로 밝힌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동영계 문학진 의원도 가세했다.

문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민경욱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정동영 전 장관의 고향 출마를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 규모와 관련, “어제 15명과 조금 주저하는 분들 한 20여명 정도를 합해 35명 이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 전 장관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정동영씨 본인은 지금 자신이 ‘물러서면 끝이다’라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마 피할 수 없는 선택일 것”이라며 무소속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또 그는 정세균 대표를 향해선 “정세균 대표가 대권 계획 프로그램을 진행해 가는 과정에서 정동영씨를 장애물로 판단한 것 같다”며 “지도부의 공천 배제 결정은 참으로 작은 정치다. 큰 정치인이 못 된다, 울타리 정치다”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민주당의 공천 배제 결정 이후 만 하루 가까이 측근들과 연락을 끊은채 행방이 묘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장관은 지난 6일 오전 민주당이 자신을 4.29 재선거 전북 전주 덕진 공천을 배제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지역 주요 인사들과 오찬을 갖고 향후 진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사무실에 잠깐 들른 뒤 종적을 감췄다는 것.

실제 이날 정 전 장관은 지역 인사들과 오찬 석상에서 “전주시민들과 함께 묵묵히 걸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식사를 마치고 진북동 사무실을 들러 측근들과 만난 후 오후 3∼4시께 나간 뒤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전 장관의 최측근은 한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날 오전 정 전 장관과 통화를 했으며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며 “당의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심사숙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 전 장관이 말한 심사숙고는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당의 결정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전반적으로 정리하고 있는 수순이다”고 밝혀 현재 정 전 장관이 무소속 출마 선언 시기를 놓고 고민 중이라는 점을 우회적으로 시사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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