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예술극장 ‘문화 1번지’로 부활

오는 6월5일 개관… 연극공연 제작극장으로 환골탈태

시민일보

| 2009-04-07 19:54:05

옛 명동국립극장이 6월5일 지하 1층, 지상 5층, 552석 규모의 명동예술극장(조감도)으로 다시 태어난다. 명동은 1970년대 중반까지 한국 문화예술의 메카였다. 특히 명동예술극장은 1934년 영화관, 공연장 등이 있던 ‘명치좌’에서 ‘시공관’, 국립극장, 국립극장 분관 예술극장으로 이어지면서 당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이 오페라, 연극, 무용, 여성극, 클래식 연주회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던 공연의 중심지였다.


유치진과 이해랑 등 쟁쟁한 극작가와 연출가를 비롯해 변기종, 김동원, 장민호, 강계식, 백성희, 김진규, 박노식, 최무룡, 허장강, 김금지 등의 스타배우들이 이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1973년 8월26일 장충동으로 국립극장이 이전하면서 명동 국립극장은 1975년 말 대한종합금융에 매각됐다. 1994년부터 명동 극장 복원운동이 시작됐고, 2003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다시 극장 건물을 사들여 예술극장 복원에 들어갔다.

30여년 만에 극장으로 새 단장한 명동예술극장은 ‘연극을 전문으로 하는 대관 없는 공연장’을 지향한다.

구자흥(64) 극장장은 8일 “지금까지 우리나라 공공 공연장의 운영방식은 대관 중심으로 운영되거나 이미 제작된 국내외 공연작품들을 초청해 선보이는 프리젠터로서의 역할에 집중돼 왔다”면서 “명동예술극장은 대부분의 작품을 기획, 캐스팅, 마케팅 전 단계에 걸쳐 독자 제작하는 공연제작극장 (프로듀싱 씨어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명동예술극장이 프로듀서로서 창의적인 연출, 배우, 극작가 등의 교류를 돕고, 무대, 자본, 기술 등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연극 제작을 돕겠다”는 것이다.


구 극장장은 “명동 극장은 연극인들에게 연극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 열정과 재능 있는 연극인들이 창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그렇게 만들어진 연극들이 시민들에게 삶의 위안을 주는 연극 본연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명동예술극장의 개관작품으로는 ‘맹진사댁 경사’(작 오영진 연출 이병훈)가 선정됐다.

‘맹노인’으로 나오는 연극 배우 장민호(85)는 “70년 당시 새로운 장충동 극장으로 옮긴다는 생각에 내가 태어나고 연극인으로 만들어진 명동극장을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났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면서 “새로 단장한 예술극장, 내고향, 어머니의 품 같은 자리에 돌아오니 목이 메인다”고 고백했다.

‘맹진사’ 신구(73)는 “극장이 개관을 하고 이전의 정감 어린 분위기를 되찾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유인촌(58) 문화부 장관이 6월5일 연극 ‘맹진사댁 경사’ 첫 공연에 카메오로 출연한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최인훈 작 한태숙 연출) 밤으로의 긴 여로’(유진 오닐 작 임영웅 연출), ‘시라노 드 벨쥬락’ (스즈키 타다시 연출), ‘햄릿’(셰익스피어 작 양정웅 연출), ‘베니스의 상인’(셰익스피어 작 이윤택 각색·연출)이 올해 명동예술극장 라인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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