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최경준 유력 카드로 급부상

한나라 원내대표 경선에 ‘박풍’ 주요변수로 등장

고하승

| 2009-05-17 12:06:21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어김없이 ‘박풍(朴風, 박근혜 바람)’이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17일 와의 통화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무산되면서 그동안 당내에서는 ‘안상수 대세론’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 가장 약체로 지목되던 황우여 후보가 친박 최경준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영입하면서 갑자기 유력카드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 구도는 안상수, 정의화 의원과 황우여 의원의 3파전으로 굳어지고 있다.

친이계 4선인 안상수 의원은 일찌감치 친박 성향인 김성조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지명했고, 역시 친이계 4선인 정의화 의원은 서울지역 재선인 이종구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삼았다.

반면 중립 성향의 4선인 황우여 의원은 그동안 러닝메이트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다가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에게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를 제안해 성사시켰다.

따라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박풍’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물론 박 전 대표는 이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분명하게 반대의사를 두 번이나 밝혔던 김무성 카드 때와 비교하면 사실상 묵인에 가깝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심지어 당내 일각에선 이른바 '박심(朴心)'이 황 의원에게 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친박 인사는 "당헌.당규를 어겨가면서 특정인을 원내대표를 추대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에 반대하지만 정상적 경선 과정을 거쳐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선출하는데, 그 과정에 친박 성향 의원이 개인적으로 참여한다면 박 전 대표가 나서 말릴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어디까지나 '원칙'의 문제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이른바 ‘MB법안 처리 문제로 원내대표는 부담스럽지만 정책위의장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즉 황우여-최경준 카드는 친박 측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인 셈이다.

이 카드에 대해서는 친이 중진들도 대체로 찬성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당 관계자는 “황-최 두 사람의 연대에 대해 친이계 원로들도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경선판도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안상수 의원은 출사표를 통해 “우리가 이명박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 같이 나가야 되고, 그걸 위해서 모든 화합조치를 다 취하겠다”고 밝혔고, 정의화 의원 역시 “지금 우리 한나라당으로서는 뭐니뭐니해도 화합이다. 그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은 저라고 본다”며 화합을 강조했다.

반면 계파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황우여 의원은 “가장 강력한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이다. 당론은 가급적 최소한으로 줄여서 자유로운 의원 활동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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