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경선 ‘박심’이 최대 변수
안상수 ‘보이지 않는 손’ 논란 역풍에 ‘화들짝’
고하승
| 2009-05-19 11:59:39
21일 예정된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박심(朴心)’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립성향의 황우여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친박 핵심 인사인 최경환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내세우자, 친이 안상수 의원이 ‘보이지 않는 손’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가 역풍을 맞아 이를 철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 안상수 의원은 최근 YTN과의 인터뷰에서 “두 달 간이나 출마를 거부한 최 의원이 갑자기 후보로 출마한 정황으로 봐서 큰 손 개입이 의심이 된다”고 주장했다가, 19일에는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최경환 의원이 가장 약체로 평가된 황우여 의원과 러닝메이트를 맺어 의심한 것"이라며 "최 의원 단독 판단으로 본다, 박 전 대표가 최경환 카드를 추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사실 최 의원은 황우여 의원에 앞서 안상수-정의화 의원 등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모두로부터 러닝메이트 제의를 받았으나, 그동안 꿈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 최 의원이 막판에 황우여 의원의 제의를 받아들인 데는 분명히 막후세력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라는 게 안상수 의원 측의 판단인 것 같다.
즉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무산된 이후 친박과의 화해를 위해 친이계보다는 중립적 성향의 인사와 맞춰 친박 핵심중진을 러닝메이트로 끼워 넣는 ‘보이지 않는 손’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란 의구심이다.
그런데 안 의원이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을 일으키자, 오히려 역풍을 맞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사실 그동안은 ‘안상수 대세론’이 당내에 팽배해 있었다.
특히 경선 시작시점만 해도 황우여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 관계자는 “황우여 의원은 중립적 성향을 가진 의원이어서 특별히 적을 만들지는 않았으나, 반면 뚜렷한 지지 세력도 없던 의원이었다”며 “더구나 수도권 출신 의원인 만큼 영남권의 지지세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최의원의 가세로 이 같은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특히 안 의원이 제기한 ‘보이지 않는 손’ 논란은 이 같은 분위기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결국 ‘황우여-최경환’ 그룹인 ‘안상수 대세론’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된 셈이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는 박근혜 전 대표의 침묵에도 불구, ‘박심’이 최대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단 황우여-최경환 후보는 박심을 최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황우여 의원은 여권의 속도전에 대해 반대하는 박 전 대표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원내대표 출사표에서 "입법은 서두르면 반드시 탈이 난다, 온 국민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는 법을 만들려면 많은 사람의 지혜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그는 19일 SBS 라디오에 출연, "최 의원은 유일한 친박계이고 그분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계신 분"이라며 "주변 분들과 많은 의논을 했고, 이 때문에 출마 선언이 늦어진 것"이라고 은근히 `박심'을 내세웠다.
한편 공성진 최고위원은 같은 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최경환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에서 황우여 의원과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데 대해 "박 전 대표가 지난번처럼(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 반대) 가타부타 말씀이 없다"며 "박근혜 전 대표의 승인 내지 지원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경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박 전 대표는 당헌.당규에 따라 치러지는 당내 경선에 누구를 지지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아니다"면서 "당 화합에 기여한다는 순수한 심정에서 개인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박 전 대표의 승인, 지원설을 일축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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