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언론, 노 전 대통령 서거 긴급보도

뉴욕타임스, “과거 부패와 달라...액수도 미미”

고하승

| 2009-05-24 13:15:03

세계 각국 언론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일제히 긴급뉴스로 전하면서 순탄치 않았던 정치 역정과 최근의 검찰 조사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미국 뉴스전문채널 CNN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서울 특파원을 연결해 매 시간 주요 뉴스로 전했다.

특히 CNN은 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고 가족과 지인들까지 조사를 받아 심리적 고통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전직 대통령 자살`이라는 제목으로 된 서울발 기사에서 재임 중 깨끗한 정치인을 자부하던 노 전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 연루 의혹으로 검찰에서 10시간 가까이 조사를 받았다며 최근 검찰 수사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노 전 대통령의 사과는 정치인의 도덕적 책무를 상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A섹션 8면에 “노 전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보좌관과 친인척의 연루 스캔들에 대해 사과한 것은 정치인으로서 도덕적 책무를 상징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신문은 “노 전대통령의 스캔들은 부패로 얼룩진 과거 정치와는 다소 다른 면을 보였다”면서 “그와 연루된 기업인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고 액수로 미미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인터넷판 1면 톱으로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정치인들과 많은 사람이 충격을 받았다”며 "한국 대통령 역사상 가장 불행하고 비극적인 역사"라는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언급 등 한국 내 반응을 소개했다.

영국 BBC 방송은 대통령 당선 뒤 국회의 탄핵을 받고 수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순탄치 않았던 노 전 대통령의 정치 역정을 소개했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국민들을 실망시킨데 대해 미안해했다고 BBC는 덧붙였다.


NHK 등 일본 언론들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에 한국이 큰 충격에 빠졌다고 전하면서 이번 사건이 앞으로 한국 정치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서거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노 전 대통령의 일생과 정치 역정을 조명하는 기사를 특집으로 내보냈다.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 바이두와 시나닷컴 등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대부분 주요 머리기사로 올랐다. 뿐만 아니라 일부 사이트에서는 노 전 대통령 정치 역정을 정리한 프로필을 게재하기도 했다.

타이완 언론들은 해외 돈세탁 혐의로 구속 수감된 천수이볜 전 총통과 비교하며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 소식을 자세히 보도했다.

중동의 24시간 뉴스방송 알 자지라는 노 전 대통령이 남북 화해를 위해 싸워왔지만 대북 포용 정책으로 반대자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남미와 러시아 등 세계 각국 언론들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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