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하핵실험 발표에 정치권 분노
여야, “전직 대통령 장례 중...국민에 무례”
고하승
| 2009-05-25 14:06:40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진행 중인 25일 북한이 지하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발표해 정치권이 일제히 분노를 표시하고 나섰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북한핵실험이)오늘 오전 9시54분께인 것으로 안다"며 "상세한 정부 입장은 정확하게 확인되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한미 정보당국은 인공지진이 감지됨에 따라 핵실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상황을 분석 중"이라며 "이 대통령은 감지 직후 보고를 받았으며 오늘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북한은 "우리 과학기술자들의 요구에 따라 공화국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하기 위해 오늘 또 한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핵 시험은 폭발력과 조종 기술에 있어서 새롭고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며 "시험 결과 핵 무기의 위력을 더욱 높이고 핵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또 "이번 핵 시험의 성공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어제끼기 위한 새로운 혁명적 대고조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 올리며 150일 전투에 한 사람 같이 떨쳐 나선 우리 군대와 인민을 크게 고무했다"며 "핵 시험은 선군의 위력으로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사회주의를 수호하며 조선 반도와 주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여야 각 정당은 일제히 이 같은 북한의 도발을 비난했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남북화해 협력을 위해서 많은 노력과 열정을 기울였던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상황에서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북한에 대해 매우 큰 충격과 분노를 표한다"고 밝혔다.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전직 대통령 서거로 사실상 국상중에 있는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의 이번 2차 핵실험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매우 심각한 행위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반도 비핵지대화라는 공동의 목표에도 심대한 손상을 주는 행위로 진보신당은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과 일본 양국은 북한의 2차 핵실험과 관련,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9차 아셈(아시아.유럽) 외교장관회의에 참석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하노이 대우 호텔에서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가진 뒤 향후 대응 방향과 관련, 이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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