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사무총장 임명

변종철

| 2009-06-11 15:47:05

청와대가 사무총장 임명?
이성헌 “당 대표 추천인사 청와대가 거부”

한나라당 사무총장 임명은 당 대표 고유의 권한이다.
그런데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박희태 대표가 아니라 청와대가 임명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성헌 한나라당 제1사무부총장은 11일 친박계 인사를 사무총장에 임명하려다 청와대의 반대에 부딪혀 친이계 사무총장을 임명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 부총장은 이날 라디오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박희태 대표가 당내 화합을 위해 사무총장은 친박 정갑윤 의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거부해 지금은 다른 분(장광근)이 총장으로 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 내에서 대표최고의원이 본인하고 같이 일하는 사무총장 자리 하나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면, 당이 무슨 재량권이 있는 것이겠느냐"며 "이런 문제가 보완 되어 당이 당헌·당규에 의해서 원칙적으로 민주주의적으로, 당의 독자성을 가지며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쇄신의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부총장의 이 같은 지적은 당권과 대권을 분리한 당헌 당규에 따라 당은 당 대표가 권한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청와대가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당청소통강화를 주장하는 친이 세력들의 주장을 무색케 하는 것이다.
이 부총장은 "왜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1년 반 만에 외면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며 첫째는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의 국정운영 방식이 일방통행식이고 두번째는 당이 자기 역할을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재 한나라당 주요 당직을 친이계가 독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류 쪽에서 주류 중심으로 책임감 있게 일을 하겠다고 한 게 불과 며칠 전"이라며 "(이제 와서)화합론 얘기를 하는 주류 사람들에 대해 코웃음을 치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 부총장의 이 같은 문제제기는 한나라당 쇄신 방향이 당권과 대권분리 원칙을 준수하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여론은 친박 세력에 대해 호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미현 KSOI 소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 내 호감 가는 세력은 친박근혜 세력이 33.5%, 원희룡, 김성식 등 쇄신요구 세력이 27.3%, 친이명박 세력이 14.7% 순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 소장에 따르면 만약 한나라당이 조기전대를 실시할 경우 박근혜전대표의 출마여부에 대해 “출마하여야한다”는 의견 45.6%, “출마해서는 안된다” 35.4%, “잘 모르겠다” 19% 로 조사됐다.
특히 한나라당 지지자중 55%가 박 전대표가 출마하는 것에 찬성하는 반면 29.8%만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소장은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기대심리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책임 있는 사람들이 당을 운영해보라는 복합적인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집권여당도 박근혜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있도록 진정성 있는 정치적 토양을 마련해 주는 것이 지금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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